제주 산책

- 돌담길을 산책하다 귀여운 강아지들을 만났습니다.

by 푸른 숲

제주도에 가면 언제나 돌담길을 조용히 걷는다. 돌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아이들과 앞서거니 걷다 보면 길에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돌담 틈에 피어난 작고 노란 꽃들을 만나기도 하고, 톳 파스타가 맛있다는 새로 생긴 식당을 구경하기도 하고, 돌담 너머 총총한 당근밭이나 무밭을 보다가 버려진 당근과 무들이 겨울을 지내는 모습을 볼 때도 있다.


이날은 사이좋은 강아지 두 마리를 만났다. 주인이 일을 간 동안 집을 지키고 있던 강아지 두 마리가 사이좋게 마당에서 놀고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반가워하며 뛰어나온 것이다. 그러고는 우리를 발견하고 벌러덩 눕는 게 아닌가.


그 모습에 반해 우리 가족이 강아지를 차례로 쓰다듬어주고 나니 그제야 일어나서는 “그래, 산책 잘하고 가요” 하며 천천히 제 집으로 돌아간다. 맺고 끊음이 분명한 강아지들의 뒷모습이 정겨웠다.

“너희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강아지들과 헤어지고 난 뒤에 돌담을 따라 계속 걸어가다 보니 바다가 보였다. 제주의 바다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몇 해 전 여름에는 종일 저 바다에서 시간을 보냈었지. 다섯 살, 여덟 살 두 아이와 함께 제주 한 달 살기를 한 이후로 우리에게 제주는 특별한 곳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일상을 살면서 멋진 관광지보다는 돌담길을 산책하고 해변에서 노을 보기, 크고 작은 오름을 오르는 일들이 주는 행복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바다를 따라 걷다 보니 해안도로 인접한 곳에 몇 해 전보다 부쩍 카페들이 많니 생겼다. 제주 산책의 즐거움 중 하나는 산책의 마무리에 바닷가 카페에 앉아 그날 산책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물론 이날의 주된 이야기는 돌담길에 만난 강아지들이었다. 달콤한 귤차를 마시며 노곤한 몸을 의자에 기대어 산책의 소소한 기쁨을 나누는 것.


강아지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 시간에 그곳을 산책했다. 그리고 다행히 그들과 재회하는 기쁨을 얻었다.


제주 돌담길 산책은 곳곳에 소박하고 예쁜 이야기들이 숨어있어 꽤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그 끝에는 늘 푸른 바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