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금한 게 참 많은 앵이
공룡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동물로 진화해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새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앵이가 두 발로 걷는 모습을 볼 때마다 티라노사우루스나 벨로키랍토르 같은 공룡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공룡을 좋아하는 아들이 새를 좋아하게 된 것에는 어쩌면 이런 상관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옛날의 공룡도 호기심이 많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앵이는 호기심이 정말 많다. 특히 우리가 먹는 것과 보는 것에 그 관심이 집중되어있다. 과자를 먹거나 과일을 먹다 보면 어느새 날아와서 "나도 한입 먹겠어요”한다. 신기하게도 과육보다는 귤껍질이나 바나나 껍질, 사과 껍질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졌다. 열심히 그것들을 부리로 쪼아보다가 흥미를 잃으면 에어컨 위로 포르르 날아가버린다. 그러다가 내가 책이라도 볼라치면 어느새 날아와 책머리에 앉아서 그 작은 부리로 톡톡 소리를 내가며 책에 구멍을 내놓기 일쑤. 그래서 앵이가 올 때면 손으로 책머리를 미리 감싸거나 앵이를 새장으로 보내려고 애를 쓴다. 또 앵이의 호기심을 발동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색연필, 흑연 연필 등이다. 시험지를 채점할라치면 빨간 색연필 끝에 부리를 대고 톡톡 건드리고, 연필로 무언가 그리려고 치면 어느새 다가와 연필 끝을 물어 제 혀가 까매지도록 놀려고 한다.
한 번은 꽃을 한 다발 사 와서 꽃의 잔가시를 다듬는데 또 앵이가 포르르 날아와 잎사귀들 사이를 다니며 "이게 무엇인고?" 하고 조사를 한다. 초록 잎사귀 사이를 거니는 파란 새를 보니 너도 파란 잎사귀 같구나 한다.
앵이의 호기심이 귀찮아지다가도 세상을 향해 "나 여기 있어요"하는 것 같아 그 호기심을 한껏 응원해주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