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기 어린 풀들 여럿이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큰 건물이 없다는 건
어쩐지 마음 편한 일이었다
이층에서도 둔덕한 사구가
내려다 보였다
파도는 모래사장 한가운데로 밀려왔다가
하얀 포말만 남긴 채 모래 사이로 스몄다
바람이 약해진 틈을 타
모래들은 사구에 모여들고
그 자리에 풀이 자라고 있었다
소금 바람을 맞으며 서로들 손을 잡고서.
버석거리기만 하는 모래알 속에
지하수를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그렇게 풀들이 무성해진 뒤였다
여행을 다니며, 일상을 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시와 에세이로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