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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Jan 13. 2020

모래 위에도 풀이 자란다

소금기 어린 풀들 여럿이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큰 건물이 없다는 건  

어쩐지 마음 편한 일이었다


이층에서도 둔덕한 사구가 

내려다 보였다


파도는 모래사장 한가운데로 밀려왔다가

하얀 포말만 남긴 채 모래 사이로 스몄다


바람이 약해진 틈을 타

모래들은 사구에 모여들고


그 자리에 풀이 자라고 있었다

소금 바람을 맞으며 서로들 손을 잡고서.


버석거리기만 하는 모래알 속에

지하수를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그렇게 풀들이 무성해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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