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건네는 조용한 위로
나는 5년, 혹은 10년쯤 더 살아낸 선생님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만난다.
처음엔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었다. 조용히 맞장구를 쳐주시고, 고개를 끄덕여주셨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들의 하루, 그들의 고민, 그들의 지금.
만남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며 문득 깨달았다.
내가 지금 겪는 고민들은 이미 그분들이 지나온 길이었고, 그분들의 일상은 곧 내가 마주하게 될 시간이란 걸.
그중 한 분이 말했다.
“우릴 보며 5년 후의 삶을 미리 살아봐요.”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나는 매일 학부형들과 아이들을 만나지만, 정작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그 모임의 선생님들이다.
자랑도 걱정도 솔직하게 말해도, 시기보다 축복이 돌아오고, 질투보다 공감이 전해진다.
스쳐가던 인연이 아니었다.
그저 같은 일을 했던 동료들이었지만,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서로의 삶을 마주 보며 다정한 시간을 나눈다.
거리도 멀고, 시간도 빠듯한데도, 밥 한 끼, 차 한 잔의 대화가 지친 일상에 큰 숨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한 달에 한 번,
나는 다섯 해 뒤의 나를 만나고
지금의 나를 다독인다.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고
지쳐 무거웠던 발걸음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느라
자신을 돌보는 법을 잊은 우리에게
이런 작고 조용한 만남이
가장 든든한 쉼표가 되어준다.
앞으로의 나를 기대하게 만드는 건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따뜻하게 이어지는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그 안에서 얻는 진심 어린 위로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배운다.
사는 건, 혼자 꾸역꾸역 견디는 게 아니라
함께 걸어갈 동행을 찾는 일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