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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리얼 Sireal Jan 23. 2017

런던에서 느껴봐야 할 동양인의 생각

12일 런던 거리를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양에 가보았다. 그들은 생각, 의식, 분위기, 문화 등을 느끼고 싶었다. 한국과는 다르다는 걸 깨닫고 싶었다. 선진국의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난 느꼈다.


치안이 나쁘지 않다.


런던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소매치기 조심해라'이다. 따라서 여행을 준비하며 소매치기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다. 유럽은 동양인을 타겟으로 한 소매치기가 많다고 한다. 런던을 가기전에 그 이유는 몰랐다. 런던의 숙소에서 현지인에게 이유를 듣고 단 번에 이해가 갔다. 한국 여권은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 내리자마자 가방에 자물쇠와 함께 긴장의 끈을 조였다.


4일차 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다니다가 이것 저것 사고나니 무거워져서 긴장과 함께 가방을 던져놓았다. 아무 일이 없었다. 런던은 오후 5시만 되면 완전한 어둠이 찾아온다. 해가 빨리져서 어두워져도 전혀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위협은 커녕 자기 갈 길이 바빠서 지나다니는 사람들 뿐이었다. 런던 시내 큰 길 위주로 돌아다기도 했다. 좁은 골목길로 다녀도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좁은 골목에 모여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다행이다. 영국의 경찰들은 일을 잘한다는 얘기도 들어서 안심이 되었다. 세인트 폴 대성당 앞에서 영국의 경찰차가 사이렌을 아주 크게 울리며 60km이상의 속도를 밟는 것을 직접 보고 난 후 런던은 안전하구나 하고 자물쇠를 던져 버렸다.


박물관의 기부 문화

런던에는 박물관, 갤러리가 정말 많다. 일단 박물관은 모두 무료라고 한다. 대신 그들의 운영은 멤버십과 기부 형태로 받는다. 박물관 입구에는 항상 Donation과 박물관의 지도에는 항상 1파운드가 적혀있었다. 기부형태로 운영되어 지도를 이용하실려면 양심껏 1파운드를 지불하라는 것 같다. 내가 가본 박물관 및 갤러리는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이다. 이들은 모두 무료입장과 함께 기부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런던의 디자인을 처음봐서 그럴까? 이들의 기념품 샵에는 항상 아름다운 것들이 존재하여 지갑을 열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대영박물관의 경우에는 아이폰7용 케이스도 판매하고 있었다. 


한가지 더 좋았던 점은 짐 보관 서비스다. 테이트 모던의 경우 박물관 이용시 짐과 겉옷, 우산 등을 맡아주는 서비스가 있었다. 짐이 많은 관광객과 비가 많이 오는 런던에서의 우산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는 아주 반가운 서비스였다. 박물관 내부는 따뜻해서 겉옷까지도 맡아주는 것이 좋은 서비스라 생각했다.


길 건널때 보행자 우선이다.

길을 건널 때 빨간 불에 건너도 차들은 경적을 울리지 않고 항상 멈추어 주었다. 잘 가다가 멈춰서 양보를 해주는 운전자도 있었다. 보행자 우선이 선진국의 사고방식인가? 했지만 런던을 떠나기 전날 밤, 현지인들에 의해 들은 바로는 영국에는 무단횡단에 관한 법률이 없다고 한다. 무단횡단이 불법이 아니니 사람들은 차가 오지 않으면 일단 건너고 보는것이다. 차량도 사람을 칠 수 없으니 일단 멈추고 본다. 보행자 입장에서는 런던이 참 걸어다니기 편한 도시이지만 운전을 한다면 속터지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다.


부딪칠 뻔 하기만 해도 Sorry라는 말을 한다.

몇몇의 사람이 이랬다면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12일 동안 지금까지 들은 'Sorry'라는 말을 다 들은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길가다가 사람들과 자주 부딪힌다. 그럴 때마다 영국사람들은 Sorry라는 말을 했다. 갤러리에서 그림을 구경하다가 서로 앞을 못보고 부딪힐뻔해도 항상 Sorry라는 말을 건넸다.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어떤 매너를 배운 걸까?


중국, 일본 음식점은 많은데 한국 음식점은 잘 보이지 않는다. 비빔밥 프렌차이즈는 있다. 

차이나 타운이 있다. 물론 주변에는 중국 음식점들이 즐비해있다. 재팬타운은 아니라도 일본 음식점들은 곳곳에 있다.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먹는 일식집도 보았다. 그러나 한국음식점은 거의 없었다. 꽤 고급화된 '김치'라는 식당이 있었지만 손님은 별로 없었다. 레든홀 마켓에는 비빔밥 프렌차이즈도 있었다. 직접 사먹어 보진 않았지만 맛있어보이진 않았다. 물론 현지화시킨 비빔밥이겠지? 일본과 중국의 음식점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한국의 음식점은 쉽게 찾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달리는 사람이 많다. 

런던은 우리나라 처럼 산이 많지 않다. 대부분이 평지고 넓은 공원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런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버킹엄 궁전 주변에는 거대한 하이드파크와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있다. 반 이상이 런닝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사람들이 사는 외곽 쪽에도 런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가 억수같이 내려도 뛰는 사람은 항상 보였다. 건강에 대한 의식이 박혀있나보다.


엽서가게가 많다.

엽서는 관광객에게 가장 간편하고 저렴한 기념품이다. 그래서 그런건지 영국인들이 엽서를 많이 활용해서 그런건지 엽서 전문 가게가 참 많았다. 엽서는 어디서나 판매할 수 있지만 특이한 점은 엽서가게가 프렌차이즈 같았다는 것이다. 똑같은 가게가 지역별로 번화가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항상 있었다. 


신호등이 특이하다.

일반 사람모양의 신호등이 많지만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신호등은 사람모양이 아니라 성별을 나타내는 기호였다. 이것은 동성애자들을 기념하는 신호등이라고 한다. 뉴욕, 서울, 파리, 런던, 시드니, 상파울루 등 세계의 대도시들이 동성애 축제를 개최하고 기념하며 신호등을 전통적인 green man이 아닌 동성애를 기념하는 심벌로 바꾸고 있다. 


오감을 이용한 가게들이 많다. 

옥스포드 스트리트에 있는 나이키 매장의 경우 1층에 클럽의 DJ가 있다. 제대로된 믹서와 기기들을 들고 매장 전체의 음악을 조율하고 있다. 나이키만의 밝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DJ에 의해 매장의 분위기는 좌우되었고, 쇼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러쉬 매장은 후각, 시각, 촉각을 활용했다. 일부러 모든 입구를 활짝 열어두고 매장 입구에 있는 거대한 욕조에서 비누를 풀어 비누향을 온 거리 흩뿌렸다. 비누의 색깔들을 예쁘게 조합하여 여러곳에 배치해두어 고개를 돌릴 때마다 아름다운 색상에 눈이 부셨다. 비누를 테스트하는 곳에는 바로 옆에 세면대에서 직접 사용해볼 수 있었다. 사람의 오감 중 3개를 이용한 러쉬에서는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다.


테이트모던으로 가는 길. Blackfriars Station의 빵집에는 빵을 굽고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 문을 열고 굽는 빵의 향기는 건물 안으로 퍼져 지하철 카드를 찍기 전 빵의 구매를 유도했다. 빵을 굽는 향을 직접 맡으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편의점에 관해

영국의 편의점은 우리나라의 편의점처럼 소형 규모가 거의 없었다. Tesco, Marks & Spencer, Sainsbury's 등 슈퍼마켓 체인점이 Tesco Express, Sainsbury's Local 등 중소 규모의 형태로 나와 편의점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규모는 한국의 중소형 슈퍼마켓정도 된다. 

Tesco나 Sainsbury's 등은 Self 계산대를 이용하고 있었다. 점원이 있는 곳에서 계산해도 되지만 Self 계산대를 이용하여 더 빠르고 편리하게 계산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지 않고 가지고 나가는 제품은 어떻게 할 거냐 하는데 마트 입구에는 항상 도난방지 기계가 설치되어 있었다. 한국의 편의점에 셀프 계산대를 설치하면 야간 시간에 고용인원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어차피 항상 1명 씩 상주해 있는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다.

숙소의 위치상 Waitrose를 자주 이용했는데 여기서는 캐셔들이 의자에 앉아서 계산을 해주었다. 우리나라 마트의 점원들은 모두 서비스 차원에서 또는 계산대의 높이상 서서 해야한다. 앉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많았다. 이것이 바로 고용창출 아닐까? 한국의 계산대도 낮게 되어 있다면 마트 점원들이 허리가 아파서, 다리가 아파서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거주지역 주변에서 길을 걷다보면 Food & Wine 이라는 가게가 있는데 오히려 이런 가게들이 더욱 편의점처럼 생겼다. 늦은시간에도 하고 식료품과 와인 등 간단한 필요품목만 판매한다. 특이한 곳은 이름 그대로 와인을 판매한다. 우리나라의 편의점에도 와인을 판매하지만  Food & Wine 은 정말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판매한다. 영국인들은 와인을 즐기나 보다.


런던의 편의점이라고 부르는 곳들은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저녁 10~11시 정도가 되면 문을 닫는다. Food & Wine 이라는 곳은 소규모 점포라 사장님에 따라 조금 더 늦게하는 것도 보였다.


영국에 다녀와서 많은 문화와 풍경들을 보았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것들도 있었고, 한국과 비슷한 점들도 있었다. 내가 평생을 살아온 곳과 새로운 곳의 차이점은 문화와 인식의 차이였고 이들은 서로 다른 삶을 보여주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거리에 노숙자들이 있었고, 꽤 젊어보이는 사람들이었다. 한국도 영국도 자본주의 사회라 부익부 빈익빈이 있겠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행복을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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