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해도 저렴하게 잘 먹고 잘 사는 푸드파이터
No.2, No.3
런던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가장 많이 했던 말(?) 아니, 단어다. 런던의 프렌차이즈에서는 음식에 번호를 부여하여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주문할 수 있었다. 일반 식당에서는 숫자가 없지만 간단하게 메뉴판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This This" 하면 알아듣고 가져다 준다. 우린 제2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게 아니라 바디랭귀지를 배워야 하는게 아닐까?
음식의 맛은 항상 주관적이다. 어떠한 음식도 100%의 소비자를 만족시킬 순 없다. 우리나라의 기호식품인 라면도 '대부분'이 좋아하지 '모든'사람이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의 음식 탐방 또한 사실보다 의견이 많다. "판단은 독자의 몫에 맡긴다."라는 무책임한 말은 하지 않는다. 판단은 직접 먹어본 내가 한다.
먹어봐야 한다.
먹어도 된다.
먹지 마라.
런던에서 맞이하는 첫날 아침. 신사국에 걸맞기 위해 단정한 코트, 니트에 셔츠, 구두를 신고 거리를 나섰다. 아침 8시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밤새 내린 비가 발 밑을 적셔주고 있었다. 신사국에서는 신사답게 정장에 커피를 마셔줘야 한다며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로 갔다.
"The King of Falafel"이라는 카페에서는 아주머니가 우릴 반겨주었고, 평범한 카페 메뉴를 팔고 있었다. 커피에는 브래드를 먹어줘야 한다며 같이 주문한 크루아상과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1. Cafe Latte(먹어도 된다)
2. Croissant(먹어도 된다)
한국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와 같다. 바리스타나 커피를 전문적으로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원두의 차이는 알 수 없지만(라떼는 원두차이를 알 수 없지 않나?) 우유 맛의 차이라도 알 수 있을 줄 알았다. 우유 특유의 향도 있고, 서울우유나 매일우유, 파스퇴르우유 정도는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 라떼는 한국에서 먹던 라떼와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뭔가 아주 독특하지 않다. 이른 아침 런던 땅을 적신 비와 함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먹어도 된다.
한국의 크루아상과 같다. 많은 종류의 크루아상을 먹어 보진 못했다.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 집앞 빵집의 크루아상과 같은 맛이다. 빵 맛은 다 비슷하다.
영국의 유명한 프렌차이즈라고 해서 들어가봤다. 맥도날드처럼 Breakfast메뉴와 Lunch메뉴가 다르다. 11시가 되면 Lunch메뉴로 전환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땐 전환 2분전이라 기다렸다가 Lunch메뉴를 먹었다.
3. Chicken & Chorizo Club(먹어도 된다)
4. Kefir(먹지 마라)
치킨이 들어간 메뉴를 시켰다. 음식점에서 알아듣는 단어는 Chicken, Beef 밖에 없었다. 최소한 Chicken이나 Beef가 들어가면 먹을 수는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메뉴에 도전한다. 이 또한 그랬다. 위에는 야채, 소스와 함께 아래에는 밥이 들어있다. 비벼 먹기 전 야채와 소스 본연의 맛을 먼저 느껴봐야지 하고 떠먹었다. 맛없었다. 잘못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먹어야 하니 비벼보았다. 밥과 함께 다시 떠먹었다. 맛있었다. 야채의 쓴맛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소스의 새콤함과 느끼함이 버무러져 익숙한 쌀을 씹는 맛과 함께 맛있었다. 동행인은 맛이 없다고 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 나처럼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만 추천한다.
굳이 런던까지 와서 다이어트를 할 거라면 먹어도 된다. 아니라면 먹지마라. Kefir(케피어)라고 부른다. 발음하기도 어려워서 "this this"로 주문한 첫번째 음식이다. 요거트와 블루베리 등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한국의 블루베리 요거트를 생각하고 마셨더니 너무 밍밍했다. 싱겁다고 해야하나? 한국에서 항상 먹던 요거트의 단맛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나도 건강을 위한 건강건강식이다. 매장에서 먹으면 3.55파운드. 한국돈으로 약 5,200원 정도 인데 양도 너무 작다. 맘에 들지 않지만 다이어트를 원하신다면 추천한다. 사견으로는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런던까지 와서 다이어트를 할 사람이라면 이미 날씬한 사람일 것이다.
Leon의 특이한 점 2가지
1. 숟가락 젓가락을 모두 한 곳에 모아두었다. 물과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손님의 입장에선 테이블 위에 있는게 더 편하겠지만, 종업원의 입장에선 한 번만 채워넣으면 되니 편리할 수 밖에 없었다.
2. 물 위에 나뭇잎을 띄워놓았다. 확실하지 않아 나뭇잎으로 표현했고, 아마 민트인 것 같다. 신기해서 민트물을 떠먹었다. 그냥 물이니까 기대하지 마시길.
5. Peroni beer(먹어도 된다)
6. American hot(먹어도 된다)
목넘김이 부드러운 맥주이다. 탄산이 적은 맥주를 좋아해서 특히나 더 맛있었다. 영국에 있는 기간동안 같은 음식은 단 한번도 먹지 않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이 맥주는 한번 더 마셔야겠다. 한가지 깨달은 것은. 병맥주를 잔에 따르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맥주별로 맥주에 맞는 잔이 있는데 맥주를 잘 따르지 못하면 거품과 함께 일차적으로 맥주의 맛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운 음식을 선호해서 Hot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피자를 주문했다. 맵지 않고, 일반 화덕피자와 비슷했다. Pizza Express라는 피자 프렌차이즈 음식점이다. 가격도 저렴(10파운드)하고 맛보기에 적합했다. 피자를 아주 좋아하지만 화덕피자의 맛은 어딜 가나 다 비슷비슷하다고 느끼는 편이다. 따라서 다른 피자들과 다를바 없었다.
맥주에 대한 생각
맥주는 탄산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류를 선호한다. 맛은 다 비슷하다고 느끼는 편이다. 사견으로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날의 분위기와 자신의 기분, 같이 마시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분위기, 기분, 사람 3박자가 고루 갖춰지면 그 어떤 맥주라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로 각인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가장 맛있게 먹었던 맥주를 아직도 애용하고 있다.
7. Chicken noodle(먹지 마라)
8. 만두(?)(먹지 마라)
정식 명칭은 기억나지 않는다. Itsu라는 프렌차이즈 음식점에서 주문한 음식이다. 앞에서 말했다 싶이 Chicken이 들어가면 기본은 할 줄 알았는데 큰 오산이었다. 이 음식은 조미료, 향신료가 크게 문제가 되었다. 신맛과 와사비가 섞인 듯한 톡 쏘는 맛이었다. 어떤 향신료, 조미료가 들어갔는진 모르지만 그 톡쏘는 향이 내게 좋지않는 인상을 주었다. noodle이라고 되있어서 국수류 인줄 알았는데 당면이었다. 인도 향신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서 몇번 먹어본 향신료였지만 여전히 적응되지 않았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아무거나 꺼내왔다. 만두와 함께 밥이 있었고, 만두는 중국 만두와 같았다. 만두와 밥을 차갑게 먹은 것도 있지만 따뜻하게 먹어도 맛이 없는 만두다. 중국처럼 만두피가 두꺼웠기 때문이다. 중국의 만두는 싫어하기 때문에 같은 식감과 맛이 나는 이 만두도 싫었다. 밥은 먹을만 하다. 중국식 만두를 좋아하신다면 드셔보시라.
itsu의 특이점
1. 편의점 도시락과 같이 냉장고에 도시락을 많이 넣어두고 판매한다. 마치 한솥도시락처럼 도시락만 판매하는 느낌이다. 냉장 도시락을 먹기 싫어 chicken noodle을 주문했는데 점원 바로 뒤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나오는 것처럼 바로 꺼내주더라. 도시락 프렌차이즈 같다. 간편하게 식사하는 것이 장점이다. 초밥도 있었고, 만두, 밥 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입에 맞는 음식이라면 이용해도 좋다.
2. 레시피를 담은 책을 판매한다. itsu만의 레시피를 담은 책을 판매하고 있었다. 프렌차이즈의 레시피는 독특한 노하우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가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시피를 판매하는 것이 좋은 마케팅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물에 오이를 담궈놨다. 물을 소독하거나 깨끗하게 하거나 뭐 그런 의미겠지? 설마 뭐 손씻는 물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물에서 오이향이 아주 강하게 난다. 물맛은 똑같다. 오이를 싫어하진 않지만 오이향 물은 좋지 않았다. 다시는 먹고 싶지 않다.
2017.01.05~17
Brand Backpacker
Steve Han & Brown J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