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ry Christmas

by 시진


사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봐요. 먼저 제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늘로 연재브런치북 소설 <송석규> 시리즈의 열 번째 편을 올렸으니 그간 10주가 훌쩍 지난 셈이에요.


저는 제 글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가 닿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잘 될 거라는 확신 같은 건 없지만요. 내 글이, 또 아빠의 이야기가 흥미롭다는 것에 확신이 있어요.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많이 고민했어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줬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를요. 소수의 제 지인들에게조차 읽어달라 말하는 것이 어려웠거든요. 나 요즘 글 쓰는데 한 번 읽어봐 줘. 그 말이 안 떨어지는 거예요. 부담을 주는 일 같아서요.


1분짜리 쇼츠가 지배한 세상을 살고 있잖아요. 검색조차 귀찮아 궁금증은 AI로 해결해요. 제가 그래요. 몇 초짜리 짧은 영상을 건조하게 스와이프하며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에요. 웹사이트에 레시피 검색해서 내게 맞는 적절한 요리법을 찾는 것도 귀찮아서 챗지피티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에 최적화된 사람이 바로 저예요. 제가 그러니까 다른 이들도 그렇겠지 하는 거예요.


1분짜리 영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또 전달받고, 책 한 권을 다 읽기는 벅차고 여유가 없으니 유튜브에 10분짜리 요약 영상으로 빠르게 흡수하고. 그들의 해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모든 게 쉬운 세상에 간단한 영상도 아니고 글을 읽어달라니. 제가 일전에 텍스트는 사치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는데요. 글을 읽는다는 게. 그게 정말 사치 아닙니까..


근데 요즘 묵묵히 제 글을 읽어주고 계신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꾸준히. 다가오는 수요일을 기다린다는 귀한 독자님들이 분명히 계시더라고요. 용기를 내 피드백을 요청드렸는데요. 잊히지 않는 표현이 있어 생각난 김에 자랑 한 번만 하고 갈게요. 제 글이 하리보같다셨어요. 문장이 쫀득하다는 거예요.


계신 곳에서 묵묵히 지금처럼 읽어주시고 기대해 주세요. 석규의 이야기는 길어요. 오죽하면 10화째인데도 유년기에 머물러있지 않습니까. 청소년기는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의 장르일 것이고, 청년기는 훨씬 다채롭겠죠. 분명한 건 석규는 가난하고 기구하여 처절하고 다난한 삶의 파도를 타지만 그럼에도 내내 해학을 품고 매일을 진득하게 살아냅니다. 그 지긋한 삶의 발자취를 천천히 따라가고자 합니다.

결국 또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고야 마네요.

함께해 주세요.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