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315

2024.2.28 안준철<할머니와 봄>

by 박모니카


배움으로 가는 기차에는 몇살까지 탑승할까요. 어제는 글쓰기모임 문우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답니다. ’영어회화‘입니다. 매일 가르치기만 하던 저도 함께 앉아 알파벳이름 말하기부터 발음체크도 받고요. 70대 문우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장 빛났습니다. 사실 알파벳 모르는 분은 거의 없지요. 하지만 살아가면서 굳이 그 이름을 꺼내어 발음할 일 또한 많지 않아요. 저도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주문하는 공부법이 ’소리내어 읽기‘입니다. 제 소리가 제 귀로 들어와야 제 머릿속에 각인되는 현상, 동시에 손을 움직여서 쓰는 행위가 맞물려야 단어암기의 비법이 된다고 설명하죠. 성인학습자는 정서, 인지능력이 빠른대신, 물리능력이 늦어지니, 부단히 큰소리와 손놀림을 해주어야 학습에 효과가 있지요. 아마도 좋은 선생을 만났으니, 매우 조만간 문우들의 유창한 영어말하기를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월, 화, 한 이틀 햇살 기운을 받았더니, 오늘은 제 시간에 기상하네요. 봄이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오는지 안준철 시인의 글을 보면서 ’아뿔사! 그렇지‘를 토했지요. 5년동안 지었던 텃밭농사를 올해는 포기하는 쪽으로 결정했는데, 할머니의 뒷태를 보니 슬슬 마음이 동하네요...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텃밭쪽으로는 마음을 닫아야 할까봐요. 진짜루 몸이 안따라주니까요.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일도 줄여야겠고요. 남편맘은 모르지만요^^ 안준철 시인의 <할머니와 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할머니와 봄 - 안준철


할머니가 밭에 나와 계신다

볕이 아까워 마실 나오신 것이 아니다

할머니 엉덩이에 방석 의자가 달려 있다

혼자서 검정 폐비닐을 걷어내고 계신다


봄이 오는 길목이다

자전거 타고 남의 동네를 기웃거리며

매화가 피었나 둘러보고 오는 길인데

할머니를 만난 뒤 매화 생각은 다 잊었다


할머니 엉덩이와 방석 의자만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한다

안준철시인 사진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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