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319

2024.3.3 김광섭 <3월>

by 박모니카

흔히 인간의 행동양식을 ’문화‘라고 정의한다면 인간 개개인마다 고유의 문화재산이겠죠. 오랜만에 어제는 책방지기를 했는데요, 낯선 사람을 만나 탐구하기를 좋아하는 저의 본성을 알았는지 책방문을 두드리는 손님들이 많았답니다. 마침, 다양한 지식으로 말하기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저야 귀동냥하며 배우는 즐거움이 더 컸구요. 서울서 놀러온 대학생 4인방, 함민복 시인의 시 <긍정적인 밥>이 써 있는 엽서를 읽어보시라 했더니 금새, 멋진 목소리로 낭독했지요. 답례로 이육사시인에 대한 얘기도 들려주었구요, 또 책 좋아하는 모녀가 오셔서 글쓰기에 대한 대화(자원봉사자를 자청^^)도 나누고요, 희망도서대출을 하신 시민도 만나고요... 책방주인이 오랜만에 책임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충남 예산에서 오신 중년의 부부. 한눈에 뵙기에도 지성인임이 분명했던 분들과의 대화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예산에 있는 김정희고택을 중심으로 추사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년 제주도 추사관 방문얘기도 주고 받고요, 어제 군산 삼일절 행사의 시극얘기에 무명의 독립운동사도 나누고요, 최근의 지역 인구감소현상과 나이든 세대가 젊은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지, 또 지역의 문화인들에 대한 관심과 지지에 대한 담론에 이르기까지... 오랜만에 다양한 소재의 대화에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그러면서 생각했지요. ’사람이 문화다. 사람의 지문처럼, 사람 그 자체가 고유문화구나.‘ 책방지기 서너 시간 하면서 이렇게 귀한 고유문화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가요! 배고프지 않는 직업군 일등상으로 젊은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아침편지를 받고 싶다고 하신 인연들이 생겨서 더욱더 기쁘네요. 매일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는 이 행복. 오늘도 새벽기도속에 감사의 마음을 가득 넣었습니다. 김광섭시인의 <3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3월 – 김광섭


3월은 바람쟁이

가끔 겨울과 어울려

대폿집에 들어가 거나해서는

아가씨들 창을 두드리고

할아버지랑 문풍지를 뜯고

나들이 털옷을 벗긴다

애들을 깨워서는

막힌 골목울 뚫고

봄을 마당에서 키운다


수양버들

허우적이며

실가지가 하늘거린다


대지는 회상

씨앗을 안고 부풀며

겨울에 꾸부러진 나무 허리를 펴주고

새들의 방울소리 고목에서 흩어지니

여우도 굴 속에서 나온다

동백정에서 바라본 솔섬과 3월 바다바람
함민복 시인의 시를 읽고 있는 대학생4인방.. 얼마나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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