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359

2024.4.12 이형기 <낙화>

by 박모니카

중학생이 되어 첫 시험을 준비하는 중2 조카들의 질문, ’군주제와 천명사상‘을 설명해주다가, 자연스레 국회의원선거에 이르렀지요. “이 나라의 리더(leader)를 네 손으로 뽑고 싶지 않니? 학교, 하다못해 너의 반 회장도, 담임선생님이 지명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에 의해 당선되면 더 당당한 마음이잖아.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선거가 그래서 중요한거지. 어떤 투표든 기권하면 안되는거야.” 조카들은 고개를 끄떡끄떡... 금주간은 꽃들도 난리, 선거도 난리, 그러니 사람들의 육감(六感)까지 모두가 난리였네요. 제가 지지하는 정당후보들을 보다가, 당선자 이름에 열심히 노력한 어느 젊은 정치인들이 없는 것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그것 역시 그들이 반드시 건너가야 할 시련과 아픔의 강. 포기하지 않고 건너보면 그 쓰라림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알게 될 날이 분명 있지요. 이번 선거를 보면서 다시한번 느꼈네요. ’진보라는 율동은 이리도 더디게 흐르는 거구나‘ 어쨌든 모든 국민의 눈과 귀를 잡아당겼던 선거도 끝나고, 이제 저 벚꽃도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남편에게 과수원 복사꽃사진을 보여주니 ’엄마생각나네‘소리에, ’갑시다 또, 사진 찍게. 어머니도 보고‘. 복사꽃 필 무렵이면 제사 때보다도 어머님에 대한 추억이 더 많이 사무칠 줄 알고 있으니까요. 남편은 꽃을 따고, 저는 또 사진찍고... 시동생이 꽃 하나를 주면서 말하더군요. “형수, 이 꽃 먹으면 올해도 가장 먼저 복숭아 하나를 먹는거요.” 꽃자루 위 꽃받침 안에 들어있는 씨방. 처음으로 자세히 보았는데요, 개미 크기만한 아주 작은 둥근 것이 복숭아라고 했습니다. 복사꽃잎이 놀라 절로 떨어질만큼 호들갑을 떨며 신기해했습니다. “그럼 이 꽃들이 모두 열매를 가지고 전사하는거네. 다른 꽃에게 양보하면서...” 제 눈엔 다 이쁜 꽃, 그런데 서로 경쟁하면 맺을 열매가 모두 못난이라니, 누군가 양보하면 더 멋진 세상이 된다는 것을 꽃들이 말해줍니다. 오늘은 양보의 미덕을 실천하며 낙화하는 꽃잎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보내야겠습니다. 이형기시인의 <낙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륙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4.12복사꽃1.jpg 만도복사꽃(일명 개복숭아꽃) 화려한만큼 열매가 보잘것 없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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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복사꽃5.jpg 멀리서 본 과수원풍경. 참 아름답지요. 저 안에 어머님이 계셨네요.
4.12복사꽃6.jpg 꽃따는 주인곁에서 .. 복실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4.12복사꽃7.jpg 꽃받침에 안에 둥근 알이 보이시나요. '복숭아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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