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361

2024.4.14 함민복 <숨쉬기도 미안한 4월>

by 박모니카

노란색 풍선이 하늘하늘 둥실둥실... 10살도 되지 않은 어린 초등학생들이 풍선을 들고 달려갑니다. 그들은 이 노란풍선의 의미를 알까. 어제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추모하기 하기 위해 군산시민들이 준비한 현장에 있었는데요. 시낭송 회원들이 들려주신 10여편의 시들이 노랑풍선이 되어 하늘을 날았습니다. 아마도 희생자가 계신 하늘 그 어딘가에 살아남은 자들의 미안한 마음이 들렸기를 고대하면서요. 낭송가들이 읊었던 시 몇편,,, 검색한번 하셔서 읽어보실래요? <아,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함민복> (낭송, 전재복),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적 없다/ 정호승> (낭송, 이안나), <미안하다 예전엔 몰랐다/ 전재복> (낭송, 양주영), <이별은 차마 못했네/ 박노해> (낭송, 박선희), <수선화에게/ 정호승> (낭송, 채영숙), <정말 그럴 때가/ 이어령> (낭송, 김형순),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양광모> (낭송, 이숙자), <화인/ 도종환> (낭송, 강리원)입니다. 낭송가들의 정성으로 올려지는 시의 낭송시간은 마치 하늘을 향한 제문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시낭송을 들은 분들도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벌써 10년이나? 했던 남의 일에서 이제 10년밖에 되지 않은 가까운 나의 일이 되었지요. 아마도 시를 읽다보면 당신께서도 저와 같은 마음이 되실거예요.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친정엄마와 함께 고향섬에 가네요. 그곳도 김영삼정부 때 ’서해 훼리호 침몰사건‘이라는 슬픔의 역사가 있는 곳이지요. 1993년 이 섬 앞바다에서 약 300여명의 희생자가 있었거든요. 고향 친척분들의 희생도 함께 있었기에, 배를 타고 섬에 들고 날 때마다 바다의 무서움을 더 체감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낼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바로 배를 따라 함께 항해하는 갈매기떼... 오늘도 어린 조카들의 손짓이 그려지네요. 평화로운 일요일, 당신의 일상 속에 이름모를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 한 마디 더해지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함민복 시인의 <숨쉬기도 미안한 4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숨쉬기도 미안한 4월 –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 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 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시낭송회원님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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