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중간고사가 끝나니 학원의 오월을 준비합니다. 벌써 20년이나 흘렀는데도 매달 낯선 손님 만나듯 긴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살아가는 주요 방편이라 그러겠지요.^^ 그나마 코로나 시작점, 2020년부터 글쓰기를 하면서, 이런 잡다한 감정들을 많이 정제할 줄 알게 되었답니다. 어젯밤 월말 행정서류도 마무리하고, 학부모에게 보낼 오월편지도 쓰고요. 어제는 성당에서 아주 큰 행사가 있었는데요, 어린아이 한 명의 대답소리가 어른 목소리 300명을 능가하는 그 맑고 맑은 울림에 귀 기울였답니다. 어느 사이에 천사가 이 땅에 내려왔는지 자꾸 뒤를 돌아보았죠. ’어린아이가 아니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그 말은 참말이구나.’ 제 안의 어린아이를 찾아보던 중, 성가대에서 들려오는 <우리들의 이야기, 윤형주 노래>의 노랫가사에서 어린시절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웃음 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긴 머리에 말없는 웃음이/라일락 꽃향기 흩날리던 날/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소/밤하늘의 별만큼이나/수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바람같이 간다고 해도/언제라도 난 안잊을테요-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왠지 리듬과 가사가 위안이 되길래, 한 지인에게도 힘이 되시라고 보내주었습니다. 오후 내내 귓전을 맴도는 이 노래 덕분에 참 평화로운 시간이었네요. 노래가 없었다면 얼마나 무미 건조한 세상일까요. 공자의 시경 역시 노래말 인데요, 그분은 노래하기를 엄청 좋아하셨다 하지요. 논어에 이런 말도 있어요 -공자가 사람들과 노래를 부르다가(子與人歌) 노래를 아주 잘 부르는 사람이 있으면(而善) 반드시 노래를 다시 부르게 하시고는(必使反之而) 그와 함께 따라 부르셨다(後和之)- TV를 보면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혀를 내두를 때도 많지만, 이 사월의 봄이 떠나가기 전 당신의 목소리로 이별노래 한 자락 들려줘 보내시면 어떨까요. 잊지 않고 내년에 꼭 당신 곁으로 찾아올 봄이니까요. 박목월 시인의 <4월의 노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