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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May 13. 2024

당신봄날 아침편지25

2024.5.13 붉은 작약(紅芍藥) - 이규보(고려시대)외 1수

꽃중의 여왕, 대표적인 오월 꽃. 작약과 모란입니다. 지인들께서 올리는 임실 붕어섬 작약꽃밭 사진에 매료되어, 어제 점심 먹고 후다닥 다녀왔네요. 지자체들마다 꽃 상품이 유행처럼 번져도 꽃구경은 상처받지 않는 전염성체. 왕복 서너 시간 정도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답니다. 우리민족은 어디서나 흥이 떠나지 않는지라, 붕어섬광장에서는 소위 ‘관광버스 춤’을 추는 어르신들이 있었는데요, 귀엽게 춤추는 모습에 오히려 관광지 다웠습니다. 다른때 같으면 조금의 소음에도 시끄럽다고 했을텐데, 저도 모르게 손가락 장단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아고야, 나이가 다 표나네’ 라며 흠칫 놀랐다니까요.^^ 국사봉에서 라보는 붕어섬광경은 사진작가들에게 유명한 곳이지요. 사시사철 아름다우니까요. 이제는 출렁다리까지 놓여져서 붕어섬으로 걸어가는 내내 꽃향기, 호수 바람 내음에 마음도 출렁거렸네요. 섬 전체를 갖가지 꽃으로 식재해서 산책하기 참 좋았습니다.

작약하면 모란이 떠오르는데요, 이번기회에 두 꽃의 차이를 자세히 찾아보기도 했지요. 몇가지만 말씀드릴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식물의 형태, 작약은 풀이고, 모란은 나무죠. 작약은 땅속에서 붉은 싹을 틔우고, 약 70cm 정도로 낮게 자라며 겨울엔 줄기와 잎이 모두 떨어져 땅속의 뿌리만 남구요. 모란은 나뭇가지 끝에서 새순이 돋고 최대 2m 높이까지 자라요. 겨울이 되어도 잎이 떨어진 가지는 남아 있죠. 그래서 작약은 초본, 모란은 목본이라고 하네요. 작약 꽃봉오리는 공처럼 둥글고 모란 꽃봉오리는 장미처럼 끝이 볼록 올라와 있어요. 꽃잎수는 작약보다 모란꽃잎이 더 많구요. 작약꽃의 중앙 부분은 3~5개의 암술을 수많은 노란 수술이 감싸고 있고, 모란꽃의 중앙부는 암술과 수술의 구분이 뚜렷하며 색깔도 다양하더군요. 또 작약의 잎엔 광택이 있지만 모란 잎에는 광택이 없답니다.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이고, 모란의 꽃말은 부귀, 영화, 행복한 결혼이라는데요, 김제동이 말한 ‘키 큰 것들의 세상’이 여기에도 적용되나 싶어 꽃들의 혁명에 일조해야지 하는 맘으로 작약에게 정을 조금더 주었답니다. 이 밖에도 두 꽃에 대한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는 인터넷 박사님들에게 물어보시고요, 저는 오로지 이 멋진 순간들을 짬짬이 놓치지 말고 즐겨보시라고 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다행히도 금주 중간에 휴일 하나가 있군요~~. 작약을 노래한 멋진 현대시를 못 찾아서 한시를 올립니다. (제게 작약꽃 시 하나 보내주세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붉은 작약(紅芍藥) - 이규보(고려시대)     


곱게 단장한 두 볼이 취한 듯 붉으니 (嚴粧兩臉醉潮匀)

다들 말하기를 서시의 옛 모습이라 하네. (共導西施舊日身)

웃음으로 오나라를 깨뜨린 것도 오히려 부족하여 (笑破吳家不足)

문득 또 누구를 고뇌하도록 하려는가? (却來還欲惱何人)


<참고, 중국의 4대 미녀 중 서시에 비견함>       


   

백작약을 보내 준 도천에게 감사하다 두수 (謝道川白芍二首) - 송준길(조선시대)  

   

나라의 병을 고치는 솜씨를 간직한 그대가 (斂君醫國手)

나에게 몸을 고치는 약을 보내 주었네. (寄我醫身藥)

동병상련의 은혜를 입어서 (相憐荷同病)

수습하여 한번 복용할 것을 기약하네. (打疊期一服)     


돌 틈에 뿌리를 박았는데 (托根在石罅)

정결한 자태는 흰 눈에 비길 만하네. (貞姿較白雪)

캐기는 캐되 바구니를 채워서는 안 되나니 (采采勿盈筐)

열매가 영그는 가을을 기다려야 하리. (留待秋成實)     


<참고, 도천은 우암 송시열을 지칭함>

    

작약
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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