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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May 14. 2024

당신봄날 아침편지26

2024.5.14 장시하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행복한 사람은 누구 일까요. 시를 쓰는 사람과 시를 읽는 사람 중에서요. 언 듯 보기엔 ‘시를 쓰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시를 읽는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쓰는 사람‘은 혼자만의 사랑부터 찾지만 ’읽는 사람‘은 많은 사람의 사랑이 동시에 찾아오니까요.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매일 아침 주제에 맞는 시 하나를 얻기 위해, 많은 시인들의 시를 읽어보며, 같은 주제, 같은 제목일지라도 같은 표현, 같은 리듬의 시를 본 적이 없습니다. 또 쓰는 사람은 소위 창작의 재능과 열정, 그리고 타고난 감성과 무한한 사유를 필요로 하지만 읽는 사람은 ’맑은 눈‘하나만 있으면 되니, 얼마나 쉽고 즐거운 일인가요. 사람들은 제게 묻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매일 아침 할 말이 있냐고요. 또 올리는 시들은 어디서 다 알아내냐구요.‘ 솔직히 말해 인터넷문화가 없었더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시인들의 이름도 모르고 게다가 그들이 쓴 시를 다 알지 못하니, 아무리 공부가 재밌다해도 분명 어려운 일 일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글자 읽기‘를 좋아하고, ’누구인지 찾아보기‘를 또 좋아하고, ’제 말과 글에 응용하기‘를 가장 좋아하니 얼마나 안성맞춤한 취미인가요. 오늘은 시를 읽는 모임, 한국시낭송예술원 회원들이 잔치상을 폅니다. 이분들은 재주가 많으셔서 시를 쓰기도 하고 잘 읽기도 하고, 더불어 감동스럽게 낭송도 하십니다. 오늘 저도 구경하러 가네요. 어떤 낭송가가 어떤 시를 어떤 목소리와 제스처로 감동의 메시지를 전할지 자못 기대합니다. 이 행사는 오월 가정의 달맞이,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시낭송‘이라는 제목처럼, 구경 오시는 모든 분께 사랑과 행복을 나누어 드리는 시간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당신의 만든 ’시를 읽고 듣는 한 시간‘, 오월의 맑고 푸른하늘이 당신에게 지혜를 선사하고, 만발한 오월꽃이 당신에게 꽃향기를 줄 것입니다. 장시하 시인의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장시하 

     

추색의 주조음처럼

가슴 스며드는 모두가 사랑이더라

봄 날 멍울 터트리는 목련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여름 밤 후드득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겨울 날 곱게 가슴에 쌓이는 

눈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세월 지나니 사랑으로 남더라

이제 오해의 돌팔매도 

사랑으로 맞을 수 있더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잘못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욕심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허물뿐이더라     


내가 진실로 낮아지고 

내가 내 욕심을 온전히 버리니

세상에 사랑 못 할게, 

용서 못 할게 아무것도 없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정갈하고 담백한 사람의 손길이 그대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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