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과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거 모인 전주의 보름달은 둥글기도 둥글고 맑기도 맑더군요. <김사인 시인 함께 읽기, 모악출판> 북 콘서트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느림의 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요. ’낮은 목소리와 늦은 속삭임으로 다가오는 곡진한 시인‘이라는 한 줄이 틀림없는시인. 그의 느림 말투 속 명철한 논리는 유명한가 봅니다. 저야 시집 한 두 권으로만 만났으니, 그분에 대해 알 수도 없었지만, 참석한 많은 지인들의 그분에 대한 부연설명이 그랬습니다. 이 책은 시인 김사인의 시를 인연이 있는 다른 시인들(53명)의 눈을 통해 시의 해석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쓴 글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인들- 천양희, 장석주, 박연준, 유강희, 복효근 등- 의 평론을 읽는 재미도 컸습니다. 하여튼 무려 세 시간이 후다닥 지나버렸어도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더 있고 싶었지만, 군산까지 돌아와야 하는 부담감에 싸인도 못 받고 왔네요. 얼마 전 아침편지에서도 소개했는데요, 다시한번 이 책을 읽어보시길 강추합니다. 시인의 인사말에서 ’신경림 시인‘의 별세소식(89세)을 들었습니다. 신 시인은 <농무>라는 시로 1970년대 농민들의 한과 고뇌를 담은 첫 시집을 낸 후 줄곧, 실천적 문학활동을 해 온 대표적인 시인입니다. ’민중적 서정시인‘이라는 이름표를 보아도 그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난한 사랑노래>와 <갈대>라는 시는 대중들이 손꼽는 애송시이지요. 어느 평론가는 그를 가리켜 ’우리 시대의 두보‘라고 평하기도 했는데요. 실천문학의 대표적 시인인 우리 고장의 고은 선생을 비롯해서, 신경림, 김지하, 박노해, 백무산, 김사인 등. 이 시인들의 시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몸으로 느끼고 행동하고 글로 분출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은 신경림 시인의 어린아이 같은 해맑은 미소를 그리워하며, <가난한 사랑노래>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참고로 오늘은 군산문협 주관 행사 <시는 어떻게 오는가>에서 이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