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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 아침편지133

2024.8.29 신석정 <들길에 서서>

by 박모니카

팔월, 제 스스로도 올여름이 지치는지 구월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네요. 아님,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를 일... 딱 일주일 전, 바로 이 시간, 딸과 여행간다고 조금은 들뜬 맘으로 하루를 시작했지요. 정말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일곱 날이나 지났군요. 저같이 튼튼한 체력에도 여행 후유증이 있어서, 이삼일 간 지쳤었는데, 어제 귀인의 점심 밥상을 받고 한번에 정상으로 복귀했습니다.


여름날 백일홍보다 더 붉은 고추양념에 버물러진 꽃게무침 백반 상이었죠. 문우의 맛깔난 음식솜씨는 30년 이상 백반 전문가. 그녀의 손에서 나온 꽃게무침과 갖가지 나물들이 뽐내고 있는 모습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쉬울 뿐입니다. 후식으로 또 다른 문우께서 준비해오신 파이까지, 정말 황송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답니다. 친정엄마께 드리라고 준비해준 게 무침을 보내면서 엄마께 상황을 말하니,,, “세상에 꽃게 하나 무칠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힘이 드는디, 또 양념은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디, 너를 그렇게 챙겨준다냐. 고기라도 갖다드려라. 사람 인정처럼 큰 것은 없응게 얼른 갖다 드려라. “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덕분에 늦은 밤까지 수업했어도 여독도 다 풀리고요, 책방에 와서 북 박람회 준비도 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밤을 보냈습니다. 다시한번 두분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이런 바쁜 와중에 전 오늘부터 5주간(매주 목요일마다) 전주까지 가서 문학강좌에 참석합니다. 특히 김사인 시인이 강의하시는 전북의 대표작가, ’가람 이병기‘와 ’신석정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신청했지요. 매일 아침 시를 보내드리지만, 저는 시에는 엄청나게 무식(無識)한지라, 기회가 있다면 가능한 많이 듣고 배우고 싶어합니다. 특히 근대시인들의 작품에 대해서요. 글 하나를 보내더라도, 배우고 알아서 보내면 편지수령인께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또 전주에 가서 군산의 북 박람회 홍보도 할겸 포스터도 챙겨가는 군산모범시민 모니카입니다...


오늘도 북박람회 홍보합니다. 토요일까지 매일 편지에 전하면, 기억하셔서 1인 다수의 지인들과 함께 오실까요. 100개의 책부스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나와 있듯이, 황석영작가를 비롯한 문인들의 강연과 대화창도 있고요, 기타 색다른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고, SNS를 통한 홍보글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신석정 시인의 <들길에 서서>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들길에 서서 –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山森)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不絶)이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의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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