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지요? 구월이 오는 소리... 저는 밤새 기다렸어요. 사실 어제 2024군산 북페어 행사장에서 아침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종종 걸음 쳤더니, 살짝 피곤했어요. 팔다리 허리 어깨,, 쑥쑥거리며 자꾸 방바닥에 누워 쉬라고 신호했는데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생각보다 몸도 우뚝, 정신은 더 우뚝 맑아지는 거예요. 현장에 찾아오신 분들은 아마 아실거예요. 그 이유를요.
신체의 목마름은 물로 해갈할 수 있지만 마음의 목마름은 무엇으로 해소시킬까요. 그래서 책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글자를 알고 책을 만들어 대대손손 이어지는 고전부터 현대물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종이의 근원인 나무들의 무수한 원망을 받으면서까지, 인간이 종이책을 고집하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요.
어제 그 이유 일부를 보았습니다. 정신의 목줄기가 마르면 죽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아무리 전자책이 보기 용이해도, 사람의 손이 살아있는 한 종이를 만지는 감각은 결코 스크린을 만지는 것과 같을 수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었어요. 또한 한 지역의 문화 중에 가장 으뜸은 바로 책 문화라는 것을 모두가 태생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답니다.
어제는 첫 날, 제 부스를 지키느라, 정말 멋지고 개성있는 부스를 돌아볼수 없었는데요, 오늘은 각 부스마다 꼼꼼히 보면서 대표들과 일일이 인터뷰도 해보려합니다. 어제 네 명 정도 약식으로 대화했는데요, 정말 소신있고, 재능 넘치는 분들이었어요. 저 같은 평범한 아줌마는 가을날 벼 이삭처럼 고개를 바싹 굽히고 많이 배우고 싶었답니다.
제 부스에서 준비한 근대시인 – 김소월, 윤동주, 백석, 정지용, 이상, 이용악, 한용운 –들의 시집을 출판사별로 준비했었구요, 저마다 책표지의 개성이 달라서 소위 책 장사를 잘했답니다. 2평짜리 책방주인의 색깔을 확실하게 내세울만한 것으로 시인들의 시집전시는 성공한 셈이죠. 처음 1일 목표, 지인들의 선구매를 제외하고, 다수의 방문객 중 1권만 팔면 성공이다 했는데, 그 몇 수십 배를 팔았으니, 이만하면 완전 횡재 아니겠어요. 어느 분께서는 잔돈도 안 받으시고, 기부금으로 주시기도 했답니다.
오늘은 책방에서 소유하고 있는 군산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려해요. 판매와 무관하게 그 분들의 이름 석자라도 열심히 홍보하려구요. 저는 누가 뭐래도, 우리 군산에서 글쓰는 분들의 역량을 믿고 있거든요. 오늘도 목표는 1권... 그 이상이면 수지 맞는거죠. 분명 누군가 어느 작가의 시집이나 에세이를 선택해 주실거예요. 9월 첫 날,,, 종교생활 하시고, 바로 발길을 돌려보세요. 군산시민회관, ’2024 군산 북페어’로~~~ 오광수시인의 <9월의 약속>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