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탄생부터 <같이> <함께>를 껴안고 서로를 보살피도록 진화해왔다. 돌봄과 상생의 사회로 회복하는 일, 지금 우리가 후대를 위해 해야 할 절대적인 의무이자 책무다’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의 말씀입니다. 우연히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라는 자막이 들어간 영상이 보이길래 클릭했더니, ‘나도 이분 알지’ 하며 엄청 반가웠답니다.
작년 말랭이마을 문해교실이 열리기 전, ‘제주할망들의 그림해방일지’를 보러 제주도에 갔을 때, 교수님이 그곳 사람들과 살아가는 모습을 뵈었죠. 영상을 통해 조한교수님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사회를 꿈꾸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여러 영역의 사람들의 말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후세대를 위하여 지극히 할 수 있는 일을 제시하는 교수님의 말들 중 이런 표현이 와 닿더군요.
‘서로 도우며 사는 기쁨, 호혜(互惠)가 기본인 사회’
‘창의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망 속에서 피어난다’
‘희망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품는 것이다’
좋은 말을 들으면 한 점이라도 실천해야 된다고 주입하고 있을때, 때마침 책방에 손님이 오셨죠. 석달 전에 그림책 책방<반짝반짝 빛나는 그림책방>을 열었다고, 말랭이책방에 인사하고 싶어서 왔다고, 젊은 청년 대표님이 왔죠. 제 눈에는 사회초년병인가 싶은 동안이었는데, 그래도 버젓이 책방운영을 할 정도의 의지력과 책임감 그리고, 소신이 뚜렷한 멋진 분이셨어요. 제 오지랖에 책방 선배입네 하고 나름 도움이 될만한 얘기도 전했는데, 어찌, 들렸을지... 지금 생각하니 창피하기도 하네요. 하여튼 조한교수님 말대로 저도 관계망 하나를 더 만들어 창의적 공유지를 넓히고 싶었나봐요.
추분(9.22)이 지나니 확실히 가을이지요? 저야 더위도 잘 참지만, 그래도 선선하니 조석으로 스치는 가을바람이 좋네요. 비록 짧을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시인이 되고 작가가 되는 가을. 오늘도 책 한쪽 넘기며, 그 속에 나뭇잎 하나 끼워두는 시간 만들어보세요. 고정희시인의 <꿈꾸는 가을 노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