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1. 시월첫날!! 많고 많은 속 뜻도 있겠지만 전 오로지 한가지만 생각하렵니다. “다시 또 시작”
어젠 선천성 심장이상을 가진 학생(초등5)의 어머님이 전화를 주셨지요. 학원에 다시 나오고 싶어한다고요. 작년에 이 학생의 누이(초등6)가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저도 그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가족은 오죽할까요. 그 뒤 모든 형제가 같은 질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막내인 이 학생은 병원을 제집보다 더 왔다갔다 했어요. 올 6월까지 학원에 친구들 볼 겸 놀러 오듯이 공부했고요.
저도 이런 병은 처음이라, 갑자기 심장이 멈춰지는 경우를 대비하여, 심장 박동 응급처치법 영상도 보고, 실제 연습도 해보고요. 학생의 희귀질병(이름도 매우 어려움)에 대한 영상도 학원선생님들과 공유하고요. 그런데 이 학생이 학원에 오고 싶다고 한다고 말씀하셨죠. 일단 심장 박동기를 달긴 했지만 급한 상황이 종종 일어났기에, 학원에서나 학교에서 지도선생님께서 꼭 살펴봐달라고 하셨어요. 사실 순간 고민했어요. 학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러나 이내 어머님 의견에 동의했어요. 이미 딸을 잃은 엄마의 슬픔을 알기에, 또 아들의 위급순간이 일상이 되어버렸기에, 그분의 마음을 제가 다 가늠하긴 어렵지만, 얼마나 살얼음판 위를 걷는 마음일까 싶어서요. 친구들을 만나서 공부하고 싶은 아이의 소원을 도와야지요.
다시 응급상황에 대한 공부도 좀 하고, 갖춰놓아야 할 장비가 있는지도 살펴보고요. 무엇보다 학원이 학생에게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더욱더 신경 써야겠어요. 10월엔 학생들이 직접 음식바자회를 여는 행사를 해볼까 고민중이었는데, 할 수 있다면 즐거운 마당도 꾸며보구요. ‘사랑과 배려’와 손을 맞잡는 학원가족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어요.
얼마 전 친정엄마를 잃은 후배를 만나 점심도 먹고 작은 맘도 나눴는데요. 나이가 먹을수록 사람다운 사람에 대한 도리와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 같아요. 물론 도리를 모르고 사람답지 않은 사람에 대한 경우까지 배려할 수는 없지만요. 사람다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첫 번째 가름의 기준은 바로 ‘언어의 예절’인 듯해요. 세 치 혀로 나오는 ‘말의 힘’을 알고 제대로 실천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죠. 시월의 첫날 다짐은, ‘말조심하고 이왕이면 고운말로 소통’입니다. 류시화시인의 <시월새벽>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