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을 무진장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반찬을 준비하고, 고구마밥도 지었네요. 거의 외식에 의존하는 제가 오랜만에 부엌 도구들이 움직이니 즐겁더군요. 아마도 그저께 황금벌판을 보고 와서 시 몇 편 읽고 나니까 쌀과 사람과의 관계가 다시 보였던 것 같아요.
군산시는 ’시간여행축제‘기간이예요. 특히 오늘부터 일요일까지는 본 무대가 시작됩니다. 말랭이 마을을 포함한 역사거리 곳곳에 교통통제가 있구요. 마을축제도 연장선으로 행사에 참여하는지라, 막상 시간여행축제를 즐기지는 못하지만 짬짬히 시간을 내어 돌아볼까 합니다.
군산분들은 해마다 하는 행사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외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가을의 주요관광지로 군산을 선택한다고 해요. 시간여행축제의 주제어는 ’시민이 함께 만드는 군산의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축제‘인데요. 다양한 퍼포먼스로 시공간에 펼쳐질 마술같은 사람들의 잔치에 참여해보세요.
저도 내일 있을 전재복시인의 출간회를 비롯한 마을 행사준비로 오늘은 더 일찍 움직이네요. 어젠 의자 몇 개 추가하는데 비가 와서 남편이 각시 비 맞지 말라고, 일일이 노동(?)을 하더군요. 새삼스레, 혼자 살아가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네요.^^
전재복 시인의 6집의 특징은 ’군산이야기‘입니다. 많은 지역 시인들이 군산을 노래하셨겠지만, 전 시인은 언어를 가지고 놀지 않았습니다. 소위 ’유희‘하지 않았지요. 서정적이면서 때론 서사적,시사적인 언어로 숨이 약한 군산에 ’깊은 심호흡을 불어 넣어 생명체‘로서 기능하게 했습니다. 적어도 저는 전 시인의 시를 그렇게 읽었기에 제 이름을 달고 출판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대상으로 ’생명‘을 기능하게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 특히 시를 쓰는 사람의 임무가 막중하기도 하지요.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운 양날의 칼을 정의롭게 쓸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문인입니다. 오늘은 전재복 시인의 시 <흘러가며>와 <시발>을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