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모니카 Jan 03. 2021

나는 말하듯이 쓴다 - 강원국

2020.8.24

<대통령의 글쓰기>와 <강원국의 글쓰기>를 읽으며 첫 번째 든 생각은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 였다. 나라의 최고 수장인 대통령을 매일 만나는 사람, 한 번도 칭찬을 받지 못했지만 대통령의 연설문을 쓴 사람은 누구일까. 너무도 평범해서 바로 옆집 오빠처럼 보이는 사람은 어떤 재능과 매력이 있어서 그런 자리에서 글을 쓸 수 있었을까. 궁금한 것이 많았다.


작가와의 만남에 강원국 작가가 온다길래 한 달 전부터 일정표에 하트모양 세 개 그리고 기다렸다. 특히 최근에 ‘EBS의 말하기 쓰기 특강’으로 더욱더 작가의 말소리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런 코로나 정국에 어디가냐고 하는 남편과 딸에게도 반 협박으로 ‘나 혼자라도 간다’ ‘티브에 나오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 ‘너 대화의 희열, 프로그램 좋아했잖아’ 등을 언급하며 동행시켰다.


어느 강연이든지, 한 시간 전에 준비하고 있다는 작가의 글을 읽었던 지라, 나도 역시 한시간 전에 가서 사인도 받고, 얘기도 나눌 요량이었다. 아무래도 코로나를 이길 무기가 없는 때라 작가의 초대 자체가 무산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면서 강연장소에 도착했다.


참 편안한 인상이다. 본인 말대로 인상 하나는 먹고 들어간다. 소규모의 강연장소에 왠지 초대 받은 느낌으로, 가지고 간 3권의 책에 싸인을 받았다. 글씨도 시원시원하게, 글도 담대하게 써주었다. 작가의 고향이 전주, 나는 학교 핑계로 전주살이 10년. 왠지 동질감과 편안함이 생겼다. 말 그대로 ‘말 하듯이 글을 썼고, 글 쓰듯이 말도 잘했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 6월에 나왔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읽고 알고 있다.


-말과 글은 한 쌍이다. 글에는 말이 붙고, 말에는 글이 붙는다.-

-말을 못하는 사람은 없다. 잘하지 못해도 누구나 할 수는 있다.-

-말하듯이 쓰자. 말해보고 쓰자. 우리는 태어나서 말을 먼저 배웠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작가의 말을 들었다.


‘나는 말하기를 말할 자격이 있다’라고 자평하는 작가는 대통령 연설물을 포함해서 연설물만 10년 이상 썼다. 말하기 위해 쓴 글이 연설물이니, 말과 글이 모두 포함된 음식이다.

<강원국의 글쓰기>는 딸이 고2때 논술수업에서 추천했다고 가져왔다. 1년 뒤인 작년에 내가 먼저 읽었고 딸은 아직도 완독을 못했다. 논술전형으로 대학을 가지 않아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로 배울점이 많았다. 특히나 글의 가장 기초단위인 어휘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 유의어를 어떻게 하면 습득할 수 있을까에 대한 설명은 재미있었다. 작년 에세이클래스에 들어가면서 다시한번 이 책을 읽으며 꼼꼼하게 메모도하고 암기도 했다.


2년만에 나온 강원국의 쓰기 시리즈<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상위 버전의 글쓰기 책 임을 말하고 싶다. 정말 재밌게, 정말 쉽게, 정말 자연스럽게 글쓰기법을 알려준다. 대통령을 모신 작가의 눈높이가 나 같은 평범한 이의 눈높이보다 낮게 위치하고 있어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믿음이 생겼다.


<말하듯이 쓴다>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말과 글의 기본이 되는 일곱가지 힘

- 질문의 힘, 관찰의 힘, 공감의 힘, 통찰의 힘, 비판의 힘, 감성의 힘, 상상의 힘


2장

그래서 어떻게 합니까:말하기와 글쓰기의 기본태도

- 말 못하는 사람은 없다, 노력으로 극복하는 글쓰기 두려움, 스트레스와 슬럼프를 이기는 습관의 힘, 모방의 종착점, 쓰기 전에 친해지는 법(관심, 관찰, 관계), 100세 시대 글쓰기는 시간을 장악하는 법


3장

말과 글의 맛 끌어내는 최고의 재료들

-자료가 반이다, 지식과 정보, 책이 되는 메모, 책벌레가 되자, 생각 근육 단련법, 많이 경험하라


4장

조금 쓰고 늘리기, 말해보고 줄이기

-글이 글을 낳는다, 한문장을 향해 직진하라, 줄이느냐 늘리느냐는 내가 정한다, 잘 빼야 잘 쓴다는 자동요약법, 조립식 글쓰기의 간편함, 잘 배열하라


5장

개요 짜기부터 퇴고하기, 책 한권 써보기

-개요가 승부처다, 초두효과와 최신효과, 글맛을 살리는 디테일, 글을 해치는 논리적 오류들, 감정을 전달하는 글쓰기, 쓰지말고 고쳐라


6장

오늘도 말하고 쓰는 이유

-글쓰기의 즐거움, 누가 날 쓰게 할까 바로 독자, 글이든 인생이든 내가 주인이다(관종을 즐기는 삶) 


이 책에도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얘기가 자주 나온다. 두 리더자의 ‘말과 글’에 있는 공통점을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작가의 스승이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 균형, 공감, 불의에 대한 분노, 정의, 측은지심, 질문, 호기심, 비판, 문제의식, 자기주체, 공동체, 미래지향적, 낙관성, 자신감, 진보확신-


5년간 매일 회의를 위해 매일 메모를 놓지 않았다는 노무현 대통령.

완벽한 말 만큼 이나 완벽한 글을 보여주며 ‘글 같은 말’을 하셨다는 김대중 대통령.

이분들의 애기를 듣는 것 만 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씨줄과 날줄이며, 수레의 두 바퀴이다. 자기의 말과 글이 결국 나이고 내 삶이다. 이게 없다면 이 세상에 자기 존재가 없는 것이다. 읽기와 듣기는 남의 것이니 말하기와 쓰기로서 내 것을 찾자. 내 것을 만들어 남고 공유하고 세상의 변화의 한 톨이라도 이바지 하자. 특별한 사람만이 말하고 쓰는 사회가 아닌 우리 모두가 쓰고 말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평등한 사회가 이루어진다. 나도 남의 말과 글을 쓰는 연설문만 쓰다가 죽는 줄 알았다. 이제라도 내 것을 갖게 되고 나누게 되어서 행복하다.’ 라고 말하며 강연을 맺었다. 


글쓰고 말하는 것이 사회의 변화주체가 될 수 있음을 새롭게 배운 시간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