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시인‘과의 만남, 지난 5주간 행복했지요. 완주까지 홀로(alone) 가을여행하는 즐거움이 한몫했어요. 낭만주의 시인들 시의 핵심영감인 ’나의 고독‘. 시인들의 시 면지에 있는 활자를 꺼내어 체감하는 일, 아마도 흔한 체험은 아닐거예요. 고독은 내가 삶의 주인이 되는 축복이요, 내면의 눈이 떠지는 황홀한 일임을 말씀하신 교수님의 의견에 완전 공감했답니다.
어제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를 만났는데요, 대표시로 많이 알려진<이니스프리의 호수섬>외 3편의 시를 배웠습니다. 예이츠는 20세기 영문학과 아일랜드 문학 뿐만이 아니라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19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이기도 합니다. 이 시인은 문학사에서 매우 창작력이 신비로운 시인, 천재예술가였음을 알았지요.
배운 시 3편은 예이츠의 신비로운 창작력을 보여주는 대표시라고 해요. <Leda and the Swan 레다와 백조> <The Second Coming 재림> <After Long Silence 오래 침묵 후에>입니다. 저도 역시 나이가 들어서인지 <After Long Silence>가 자연스럽게 와 닿았는데요, 예이츠가 ’노화‘에 대하여 시에 쓴 구절 중 한 부분에 극한 공감을 합니다. ’육체적 쇠퇴는 영혼의 예지를 낳는다‘는 표현이죠. 늙어가는 것은 ’영혼의 확장‘이고 이는 ’예술과 노래 같은 숭고한 주제를 가지고 서로 얘기하므로써 가능하다는 말... 지금부터라도, 저도 노래도 배우고, 시도 더 배우면서 지혜로운 영혼을 가진 노인을 준비하고 싶어졌습니다.^^
미치광이 윤석렬의 계엄령으로 나라가 온통 중심추를 잃고 제각각 떨어져나가는 조각들의 엔트로피 양이 점점 늘어나는 이 상황에서, 예이츠의 <The Second Coming 재림>는 바로 현 시대를 보여주는 계시록 같았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읽어보시고 시인의 생각과 독자인 당신의 생각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져볼까요. 다소 긴 시이고, 영어로 써 있더라도, 저처럼 한글번역 보시면서 우리 함께 에이츠의 신비로움 속으로 들어가보시게요. 5주동안 영미시인들과 시를 가르쳐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우리 군산에서도 ‘영미시와 영화, 음악 그리고 팝송’을 배우고 나눌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희망합니다. 오늘의 시는 예이츠의 <The Second Coming 재림>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The Second Coming - By William Butler Yeats
Turning and turning in the widening gyre
The falcon cannot hear the falconer;
Things fall apart; the centre cannot hold;
Mere anarchy is loosed upon the world,
The blood-dimmed tide is loosed, and everywhere
The ceremony of innocence is drowned;
The best lack all conviction, while the worst
Are full of passionate intensity.
Surely some revelation is at hand;
Surely the Second Coming is at hand.
The Second Coming! Hardly are those words out
When a vast image out of Spiritus Mundi
Troubles my sight: somewhere in sands of the desert
A shape with lion body and the head of a man,
A gaze blank and pitiless as the sun,
Is moving its slow thighs, while all about it
Reel shadows of the indignant desert birds.
The darkness drops again; but now I know
That twenty centuries of stony sleep
Were vexed to nightmare by a rocking cradle,
And what rough beast, its hour come round at last,
Slouches towards Bethlehem to be born?
재림 – 예이츠
넓어져 가는 원추를 따라 돌고 도는 매는
자기를 부리는 주인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모든 것이 뿔뿔이 흩어지고 중심도 지탱하지 못한다
오직 혼란만이 세상에 늘어져 있다
피로 흐릿해진 파도가 펼쳐지고 모든 곳에서
순수의 제식은 물에 잠기고 말았다
선한 사람들은 아무 확신이 없는데 최악의
사람들은 강렬한 열정에 사로잡혀 있다
분명 어떤 계시가 가까워졌다
분명 재림이 가까워진 것이다
재림! 그 말을 입 밖에 내자마자
세계정신에서 나온 광대한 이미지가
시야를 어지럽힌다. 저 사막 모래 어디엔가
몸통은 사자이고 인간의 머리를 한 형체가
태양만큼이나 휑하고 무자비한 시선을 한 채
느리게 허벅지를 움직인다
그 주위로 분노한 사막 새들의
그림자가 빙빙 돌고 있다
어둠이 다시 내리다. 그러나 이제 나는 안다
20세기 동안의 돌처럼 혼곤한 잠이 흔들리는 요람에
시달려 악몽으로 변해가게 되었다는 것을
어떤 거친 짐승이 마침내 때가 도래하여
태어나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어슬렁어슬렁 나아가는가?
<사진제공, 박세원문우-담양 메타쉐콰이어 길>
참고사항~~
특별히 영미시에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이종민교수의 블로그에 오셔서 이웃신청 해주시면 정말 좋은 지식의 재료를 만나볼수 있습니다. 오래전 자료부터 하나씩 재포스팅하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