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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Dec 11. 2024

당신봄날아침편지237

2024.12.11 한강 <어느날, 나의 살은>

2024 노벨문학상이 대한민국의 작가 ‘한강’에게 수여한다는 발표가 있은지 한달이 지나는 이래,,, 아마도 많은 국민들이 도서관과 책방에 들러 한강작가의 작품 뿐만이 아니라, 종이책을 만져분들이 많을거예요. 심지어 저 같은 작은 책방에서도 작가의 작품이 적지 않게 팔리고 지인들과 작품얘기를 주고 받았지요. 어젯밤 노벨상 수상을 생방송으로 지켜본 사람들은 기쁨과 함께, 이 시국의 슬픔을 동시에 느끼면서,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의 뜻을 알게 되었을거예요. 다시한번 감개무량함을 느끼며 이 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 깊이 축하를 전하고 싶습니다. 새해가 되면 다시한번 작가의 작품을 두고 지인들과 공개적인 독서평론을 열어볼까 하네요~~~    

 

금주에 또 다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있지요. 긴 말 필요없이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손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이라면, 또 양심주머니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면 분명 가결되리라 기도할뿐이지요. 한강작가의 말대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자가 산자를 살린다‘고 했으니, 이제는 ’현재가 죽은 과거를 살려내고, 산자가 죽은 자를 위로한다‘는 명제가 진리임을 인정하고 기성세대로서 일말의 부채감을 씻어내는‘ 행동을 해야겠지요.     


노벨상 시상식을 보면서 또 하나는 좋았던 것은, 각 분야마다 수상자들에게 상을 수여하면서, 간막마다 축하음악이 흘러나온다는 점이었죠. 참 여유롭고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우리도 연말이면 여러 단체에서 한해동안 수고한 관련인들에게 시상하는 풍경이 많은데요, 우리도 이런 음악과 미술작품들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에서 문화적 여유와 품격이 있는 축하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새벽부터 기쁜 소식으로 맞이한 오늘, 편지를 받으시는 모든 지인들께서도 정말 기쁜 일만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한강시인의 <어느날, 나의 살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어느날, 나의 살은 한강     


어느 날 눈떠보면

물과 같았다가

그 다음날 눈떠보면 담벼락이었다가 오래된

콘크리트 내벽이었다가

먼지 날리는 봄 버스 정류장에

쪼그려 앉아 토할 때는 누더기

침걸레였다가

들지 않는 주머니칼의

속날이었다가

돌아와 눕는 밤마다는 알알이

거품 뒤집어쓴

진통제 糖衣였다가

어느 날 눈떠보면 다시 물이 되어

삶이여 다시 내 혈관 속으로

흘러 돌아오다가


<참고,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 수상기념 특별프로그램 EBS 일곱가지 얼굴'도 들어보세요>

<사진, 뉴스제공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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