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 정찬열 <겨울바람>
토요일만 되면 어떤 거대한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시국의 이중성.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빛의 혁명이 시작되면 출발선일까. 아니면 위법 쿠테타를 향한 분노의 연장선일까. 새해가 되어도 나라의 변이 끝이 없으니 벌써 2년째 내란인 꼴입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잠을 자다가도 부지불식간에 핸드폰 뉴스를 보면서 ’잡혀갔나?’를 소원한다고 하지요.
윤미치광의 병명을 ‘꼭두각시- 마리오네트 증후군‘이라고 설명하는 어떤 프로파일러의 분석에 일리가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자기의 몸과 마음을 지배 당해온 윤의 심리를 비유한 것이지요. 지금 현 상황만 봐도 그렇지요. 명색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리에 있었던 자가, 죽음보다 비굴한 선택을 하는 배경에는 분명 ’자기 영혼과 판단이 없는‘ 꼭두각시 인생을 오랫동안 살아왔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제는 제발 좀 뉴스나 유투브에서 나오는 최악의 말들을 그만 듣고 싶습니다. 좋은 말만 하고 살아도 부족한 세상에 어쩌다가 우리가 이런 난리를 매일 겪고 사는지 모를 일입니다. 오늘이라도 최후의 결단을 하는 모습이 나와서 국민 모두를 위한 선택이 되길 희망할 뿐입니다.
새 핸드폰의 장점 중, 음성인식 기능이 너무도 뛰어나요. 문자를 보내려고 손가락을 움직이던 제가, 며칠 사이에 모든 문자를 목소리만 이용해서 보내고 있군요. 손글씨 문화가 사라지듯이, 이러다가는 두 손가락으로 문자라도 보내던 기회마저 모두 제압당할 것 같아요. 손을 많이 사용할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일부러라도 손 사용이 많은 활동을 늘려볼까 하네요. 오늘의 논어구절은 <매사문시례야(每事問是禮也)라 – 매사에 알아도 묻는 것이 진정한 예다, 팔일편15>입니다. 정찬열시인의 <겨울바람> 낭독해 보세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겨울바람 - 정찬열
간밤에
도둑고양이처럼
소리 없이 내려온 하얀 천사들
온 세상에 하얀 이불 펼쳤다
이른 아침
동녘에 내어 비추는 햇빛
도배된 눈 위에 은백색 덧칠한다
하얀 금발의 세상을
은근살짝 슬그머니 비추는 햇볕
구름은 아니 된다며 볕을 가릴 때
말리는 심술인 양 밀어내는 바람
밀려나는 구름도 한술 더 든다
바람의 심술에 나뭇가지 내린 눈
모두가 떠밀렸다며 응수를 한다
네 탓 내 탓 공방으로 떠밀치는 아침
나뭇가지 사이로 달아나는 바람은
그도 민망한 듯 휘파람을 불어댄다
묵묵히 지켜본 동살 녘 햇별은
방긋한 웃음으로 아침 햇살 퍼붓는다
군산내항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