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9 윤동주 <별 헤는 밤>
친절한 택시 운전사의 ‘어세오세요. 많이 추우셨죠’ 라는 첫 인사가 좋았지요. 그런데 집으로까지 5분여 동안 군산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과 민주당대표에 대한 혐오의 말 수준이 도를 넘어서더군요. 결국 저는 물었죠. ‘국민에게 총을 든 내란수괴범은 어떻게 보시냐고’. ‘물론 나쁘다. 그래도 법인카드로 살림살이는 안했다‘로 말을 맺으며, 저를 뒤돌아보데요. 그제서야 말없이 듣고 있던 제가 궁금했나봐요. 군산이 이런 내란 정국에도 빨간당원들의 수가 전혀 줄지 않았다는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국민은 자기의지로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할말이 없지만, 택시타지 말고 걸어올 걸 하는 후회가 일렁거렸답니다. ^^
요즘 우리 전 국민인 로스쿨에 다니고 있습니다. 들어가기도 어렵고 돈도 많이 든다는 로스쿨제도. 윤씨의 내란 때문에, 또 국민의 대표 의원(요원 아니구요~~)들의 활약 덕분에 법을 공부하네요. 매일 쏟아지는 법 관련 용어들을 들의며 국민들과 자평을 하니 우리의 수준이 저절로 높아질 수 밖에요. 법의 주요목표는 ’논리성과 합리성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도리‘인데, 택시운전사는 오로지 법보다 가까운 주먹을 선택하고, 살면서 한번도 타자의 아픔이 그 안에 들어온 적이 없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우리인간은 결국 ’도리(道理)로서 평가하고 평가받습니다. 도리가 별 다른 것도 아니지요.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적 지식, 상식을 행하는 일 뿐입니다. 의식주 잘 해결하면서,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사람에게 예의를, 심지어 동물에게도 사랑을 베푸는 것이 도리입니다. 법과 정치라는 도구로서 설정된 사회의 규칙을 잘 준수하고 서로의 약속에 믿음을 저버리지 말고, 정의를 위해 한번이라도 움직여 보는 것이 도리입니다. 이 쉬운 것을 모여서 더불어 흘러가야 할 세상에 엄청난 흙탕물을 일부러 끌고와 난장판을 만든 윤씨를 어찌 편들어줄수 있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행하는 모습, 입만 벌리면 구라 ‘입벌구’가 그의 이름이 되었으니, 정말 인간으로 마지막 도리를 알고 싶다면 ‘자진사퇴’해야지요. 오늘 저는 미사에서 그가 ‘인간의 도리’를 한번이라도 생각할, 깨달음의 빛 한줄기를 비춰달라고 기도해야겠습니다. 논어구절은 ‘不念舊惡 怨是用希(불념구악 원시용희)’-백이와 숙제는 (사람들이) 옛날에 저지른 악행을 생각하지 않아서 이 때문에 원망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공야장편-입니다. 윤동주시인의 <별 헤는 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