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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아침편지315

2025.2.27 유희경 <봄>

by 박모니카

사람들의 집합체를 보고 맘이 즐거운 경우도 있고 불안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요. 어제 군산 전통시장의 청년몰에 점심을 먹고자 온 사람들, 비록 청년몰에 노인세대가 훨씬 많았지만,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군산하면 대표적인 인구소멸지역이라, 사람들로 웅성거리는 모습을 보기 어려우니까요. 반면에 극우 청년들로 불리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화여대에서 벌인 충돌현장을 보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대통령이었다는 자가 네편 내편을 끊임없이 나누고, 급기야 청년들이라는 용어를 부각시키 국민을 분리시키더니, 젊은 대표 변호사의 입에서 ‘계몽되었다’라는 말을 뱉게하는 일종의 교주가 되었습니다. 이 사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미신화되어가는지, 도저히 알수 없네요. 딸의 학교에서도 윤씨 탄핵반대를 외치는 학생들이 집회를 연다길래 조심 또 조심하라 했네요. 몇 년전 젊음을 내세운 모 정치인은 청년을 여성대 남성으로 갈라서 제 배를 채우더니, 이제는 젠더(gender)의 분리가 확장되어 청년들을 앞세운 탐욕이 끝없이 일어납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이 들며 걱정이 쌓여 있었던 모양인지, 아침부터 머리가 찌르르르... 갑자가 왠 매미소리가 들리네요^^ 오늘은 10여년 함께 일했던 동료와 헤어지는 날, 수 많은 날에 희노애락이 다 뒤엉켜 있으니,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나겠지요. 특히 학원이 어려울 때 함께 헤쳐나가고, 애정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주어서 고마운 맘, 지극히 전하려합니다.


신학기준비차, 요모조모를 뜯어보면서 우선순위로 해야될 일에 순서를 매깁니다. 시간을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는 저만의 특별비법을 펼쳐놓고요. 오늘도 아마 시간과 고무줄놀이 할텐데요, 이왕이면 찰랑거리며 팽팽한 단면을 가진 고무줄을 만들어, 또 위에서 만나는 제 시간이 누가에게나 유익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논어구절은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자절사 무의 무필 무오 무아) - 공자는 네 가지를 하지 않았다. 뜻대로 하지 않고, 기필코 하지 않고, 고집부리지 않고, 아집에 빠지지 않았다, 자현편 –입니다. 유희경시인의 <봄>을 들어보세요. 봄날의산책 모니카.


봄 – 유희경


겨울이었다

언 것들 흰제 몸그만두지 못해

보채듯 뒤척이던 바다 앞이었다

의자를 놓고 앉아 .얼어가는 손가락으로 수를 세었다

하나 둘 셋, 그리 했을 세니 봄이었다

메말랐던 자리마다 소식들 닿아

푸릇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제야 당신에게서 꽃이 온다는 것을 알았다

오는 것만은 아니고

오다 오다가 주춤대기도 하는 것이어서

나는 그것이 이상토록 좋았다

가만할 수 없이 좋아서 의자가 삐걱대었다

하나 둘 셋, 하고 다시 열을 세면

꽃 지고 더운 바람이 불 것 같아

수를 세는 것도 잠시 잊고 나는 그저 좋았다

2.27봄1.jpg 작년에 보았던 산수유,, 올해는 아쉽게 사진으로만 맘을 달래며..
2.27봄2.jpg 봄동 겉젖이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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