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16 김진희 <너, 나→우리>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그 본성이 비슷하여 가깝게 있다가, 배우고 익히는 습관에 따라서 서로 달라져 멀어진다고 하더라. 습관이라는 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 방향이 어디인가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가 난단다. 공부를 할 때 순간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좋은 습관이 몸에 베이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 공부란 바보같이 묵직하게, 때론 느린 맘으로 보고 또 보고 암기하고 또 암기하는 공부법이 좋은 습관을 만든다고 나는 믿는다.”
중3학생들의 수업 중에 우직한 공부법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논어의 한 구절인 ’성상근 습상원(性相近 習相遠)‘이란 말이 떠올라 풀어서 설명해 주었지요. 물론 학생들에게는 한자어를 일부러 말하지 않고, 저만 오랜만에 <1일 논어 필사하기>를 함께 했던 문우들을 떠올리며 되새김질 한거지요.
아침마다 편지를 쓰자니, 일찍 일어나 지난 일을 떠올려보고, 오늘 일을 확인하고, 혹시 모를 내일 일도 당겨서 생각해보곤 하는데요. 3년이 넘어서 어느 정도 습관이 되었다고 믿었다가도, 몸 따로 생각 따로 놀 때는 ’좋은 습관‘의 정착이라는게 참으로 어렵구나 싶습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을 교육함에, 저는 꾸준히, 우리 학생들이 정직하고 능력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야 하는 입장이지요...
오늘은 암컷으로만 만든 간장게장을 엄마께 드릴 예정인데요. 새벽부터 벌써 침이 꼴딱 넘어가네요. 지인께서 맛있게 담아주셔서, 처음으로 엄마 밥상에 올려볼려고 해요. 평생 엄마가 만들어 준 게장만 먹었으니, 분명코 엄마는 말씀 하시겠죠.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다.‘라고요. 사람이 만날 때 밥 먹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은 없지요. 언젠가 때가 되면 편지를 받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고 싶군요. ^^
김진희 시인의 <너, 나→우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너, 나→우리 – 김진희
함께 손을 잡고 걸었는데
너는 바다를
나는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 위에 비치는 석양을
너는 아름답다 했지만
내 눈에는 하루가 토한 객혈이었다
너는 시간의 앞을 보고
나는 뒤의 어둠을 더듬고 있었다
서로 다른 가시광선과
다른 가청영역을 가졌다는
이 지구 위에서의 낯선 느낌
밤하늘에서도 너는 사자자리를
나는 염소자리를 찾고
이윽고 찬 바람 불면
우리는 함께 턱을 떨고
마주 보며 밥을 먹는다
다른 색깔로 곪은 상처 하나씩을
심장 깊이 감추고
쫓겨나는 태초의 남녀처럼
손을 맞잡고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