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61

2025.6.18 디카시 전시작품 강리원 <생> 외 2인

by 박모니카

사람의 도리를 하고 사는 일, 결코 쉬운 일은 아닌가 봐요. 수업 후 친지의 장례식장, 남원까지 가고 오느라,,, 어떻게 잠을 잤는지도 모르게 잤는데도 같은 시간에 눈은 떠지는군요.^^ 고인 생전에 뵌 적은 많지 않으나, 몇 십 년 만에 한 자리에 후손들을 만나게 해 주고 떠나신 그분께 진심으로 명복을 빌었습니다.


요즘 군산의 문학인들 사이에서 ‘근대소설가 채만식 님’을 두고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네요. 채만식(1902-1950)하면 대한민국소설가이자 친일 반민족행위자라는 서두가 나옵니다. 1924년 단편 <새길로>로 문단에 데뷔, 290여 편에 이르는 장편 · 단편소설과 희곡 · 평론 · 수필 등을 썼고요. 특히 1930년대에 대표작 <탁류>를 포함한 가장 많은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일제당시의 현실 반영과 비판에 집중, 식민지 상황 아래에서 농민의 궁핍, 지식인의 고뇌, 도시 하층민의 몰락, 광복 후의 혼란상 등을 실감 나게 그리고 그 바탕에 놓여 있는 역사적, 사회적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한 풍자적 수법의 글이라고 평을 합니다.


그런데 왜 친일 반민족행위자라는 꼬리표가 붙었을까요. 1940년부터 문학인으로 활동한 그의 이력에 친일활동에 있었기 때문인데요, 해방 후, 채만식은 자신의 친일 행적을 부끄러워하며 깊은 반성의 마음을 1948년, 중편소설 <민족의 죄인>을 통해 표현합니다. 이 작품은 그가 남긴 ‘친일 반성문’으로 평가받고 일제에 부역했던 문인으로서 보기 드문 참회의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작품으로 모든 과오를 지운 것은 아니지만, 일제에 협력했던 문인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는 문학사적 자료라고 하네요. 저도 아직 전문을 읽지 못했지만, 얼마 전 지인께서 그 글의 일부를 낭송하셔서 들었습니다.


이런 채만식작가의 역사적 평가에 대하여 군산시민은 어떤 자세로 받아들였고 지금은 어떤 과정에 있는지... 분명한 것은 없지만 군산 문인들의 다양한 활동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채만식 문학관에서 ‘제1회 디카시시화전<근대이야기>-탁류의 혼을 찾아서’를 행사했습니다. 몇몇 지인들의 작품이 전시된다길래, 여름장미 몇 송이 들고 작품을 읽어보려 갔네요. 요즘 문학장르에 ‘디카시’라는 부문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진과 글의 절묘한 배합으로 또 하나의 신선한 작품영역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시의 본질, 원형질을 담은 시가 아니다 라고 생각할 때도 더러 있지만요~~~ 제가 문학 평론가도 아니니 이 부분은 잠시 덮고, 우리 군산 문인들의 열정적이고 순수한 활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뿐입니다.^^ 9월까지 전시된다고 하니 꼭 한번 가보셔서 60여 작품의 시화를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산책 삼아 다시 한번 가서 꼼꼼히 한 작품씩 읽어봐야지요!! 오늘의 시로는 디카시에 전시된 문인들의(소위 스카프 여인들) 작품을 올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생 – 강리원


우리, 붉은 청춘이었지

모진 계절 지나 여윈 몸 성근 줄기 사이로

꽃샘바람 간간이 드나든다만

이제도 가이없는 내사랑이여


미스김 라일락 - 채영숙


봄 언덕 넘어 그녀가 왔다

바람이 올 때마다 향기로운 숨결

오월 하늘가 은흔하게 퍼질 때

그대 가만히 불러본다

미스 김! 잘 있는지요


금광갑 – 박선희


가을 빛 익어가는 대정 十年

수문에 세워진 기념비

마당 한 켠 옮겨지고

내 지금 디딤돌로

하루에도 몇 번씩 밟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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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프 세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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