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121

2025.8.17 조지훈 <낙화>

by 박모니카

‘잠자리가 날아오면 그리움도 달려와 우리의 가슴 한 가지 끝에 오래 앉아 있습니다. (좋은 생각 9월호, 중)’이라는 글을 읽어주니 “까악... 좋다” 라며 가을을 느끼는 사람들. 어제는 책방에 한 가족이 들어왔는데, 사십 대 젊은 아빠의 자세가 눈에 띄었지요. 바깥 날씨가 더워서 책방을 시원하게 해 놓자마자 들어온 이 가족. 방에 앉아 책 <즐거운 어른>을 읽는 아빠, <일상으로의 탈출> 표지글에 반하는 엄마, 윤동주 김소월 시가 있는 근대 시인시집을 넘겨보는 큰딸, <불편한 편의점> 커버가 이쁘다고 말하는 작은 딸. 이 모든 사람은 잠시 뒤에 자신들이 들고 있는 책을 사갔습니다. 매우 특이한(?) 가족 방문에 참 기분 좋았네요.


책 읽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가족을 보면서 왠지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온 듯해서 캠페인이라도 해야겠다 생각했네요. 누구는 우스개 소리로 ‘베개 삼아 사는 것이 책‘이라고 할 만큼 책을 사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많은 물건 중, 즐거움의 길이를 길게 만드는 것이 바로 책이 아닌가 싶은데요.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책방 하면서 좋은 일 은 신간의 서두만이라도 읽고 느낌이 좋으면 책을 추천하는 일인데요, 이틀 전 교보에서 사서 조카에게 선물했던 <편안함의 습격>이라는 책을 들여다보면서 흥미발동. 조카에게 다시 강추했지요. 또 안도현의 신작 에세이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도 특이한 소재여서 한 번에 후다닥 읽고, 어릴 적 유행했던 판탈롱세대들의 한 면을 생각해보기도 했네요. 하여튼 ’ 눈만 좋다면’이라고 사설을 달 시간에 ‘지금이라도, 이 눈을 가지고라도...’라는 생각의 전환으로 독서의 기쁨을 누려야겠습니다.~~


광복 80주년 특별행사, 후일담을 영상으로 몇 편 보면서 왠지 모를 감동의 순간이 밀려오기도 하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요. 무엇보다 청산해야 할 과거의 잔재들이 반드시 우리 손으로 해야 된다는 국민주권의식의 발동은 저만 가지는 것은 아닐듯하지요. 국민의 의식이 높은 만큼 공동체의 행동 역시 수준 높게, 바른 방향으로 함께 병행되길,,, 괜스레 소시민의 소망도 담아보았답니다. 동시에 교육부의 정책입안자들에게, 초등교육부터 ‘우리 시 읽기 운동’을 전달하는 방법도 궁리해 봅니다. 이런 걸 보고 직업병이라고 하겠군요. 하하하!!! 오늘의 쉼터도 그윽하고 맑은 향기가 우러나오길 기대하며... 어젯밤에 읽은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낙화>를 함께 읽어보시게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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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안준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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