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4 한창규 <담쟁이>
요즘 이 말 한마디의 파장이 난리도 아니지요... ’ 초선은 앉아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앉아있어.‘ 국힘의 나경원의 오만방자하고 무식하기 이를 데 없는 모욕적 언사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1인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도 이 정도로 말하니, 하물며 일반국민을 무엇으로 생각하고 대할지는 너무도 뻔한 얘기라,,, 정말 <개, 돼지>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썼던 그들 무리들답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으면서 세월호를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앉아있어 ‘라는 이 한마디의 결과가 어땠습니까. 왜 국힘 같은 정권이 들어서면 젊은이들의 희생이 따라오는지요. 상호적, 쌍방적 소통이 아니라 일방통행, 숨 쉴 구멍도 단지 몇 개 만들어 놓았을 그런 통행로를 가진 자들의 시스템이 작동하기에, 그때마다 가장 힘없고 순수한 국민들이 가장 어둡고, 음흉한 기성세대들을 대신해서 희생되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내란을 도모하는 그 이면에는 이런 국회의원 배지를 단 자들의 권력횡포가 바탕이었던 바, 초선이든 아니든 국민의 이름으로 대신하는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응당, 소리 높여 맞서서 싸워야 합니다. 법사위현장 영상을 보면서, ’저런 것이 국회의원, 그것도 5선, 20년이나 국민의 이름을 도둑질한 권모술수꾼이구나 ‘하는 생각에 가까이 있었으면 주먹이 날아갈 뻔했답니다...
저같이 작은 학원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막지 않습니다. 뭔가 할 말이 있고, 그 말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할지라도, 선생에게 말을 하고 싶다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선생이란 자의 일방적 지시사항이지요. 하긴 제 학원의 분위기가 너무 자유롭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생각해 보니, 저의 무한자유를 추구하는 배경에서 그럴 수도 있겠군요.^^ 오늘은 목요일, 학원에서는 주간이 끝나는 날. 듣기 평가도 끝나고 모의평가도 끝나는 날이니 스트레스받았을 우리 학생들에게 실컷 떠들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겠어요. 저는 그 속에서 나오는 창의적 말 알갱이들을 후다닥 주어 담아 두고요. 언젠가는 분명 저의 글감 소재로 이용할 테니까요. 오늘은 또 우리 지역 시인 한창규시인의 <담쟁이>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담쟁이 – 한창규
여름내내
누군가의 벽을
악착같이 기어오르고 있었다.
흐릿하여
보일 듯 말 듯한 반투명 벽을
꽁꽁 휘감고
본래의 색도 모양도
감추어 버렸다.
가을 한 자락에는
하나,
둘
붉은 버짐이 피더니
지나는 바람을 붙잡고
본래 그렇다는 듯
온통 빨갛다.
갇힌 것이다.
계절들을
몇 번씩은 지나쳤으니
아련한 기억은
귓등으로 넘어갔다 했는데
하필이면 척박한 구석에 자리를 틀고
도마뱀 발을 닮은
굵은 손으로
악착같이 붙어
수분하나 없는 담벼락을
기어오르고
또 기어올랐다.
잡은 벽을
박박 긁은 날들을
문신처럼 새긴 채
내 등을 부둥켜안은
굵은 손을
나도 닮아가고 있었나 보다.
무겁도록 그립다.
메마른 벽을
또 기어오르는 것은
악착같아서만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