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146

2025.9.11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 강>

by 박모니카

생일날에 미역국, 누가 먹어야 될까요? 낳아주신 엄마일까요? 태어난 주인공일까요? 어제는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미역국을 대신 먹어주겠다는 딸아이를 보면서요. 요즘은 알리지 않아도 알아주는 일들이 제법 있지요. 그중 하나가 카톡카톡 하며 생일을 알려주는 바람에 한 번도 인사 나누지 않은 사람들에게 글 선물을 받아요. 사는 일이 인연을 맺는 일이라, ’언젠가 만나면 차 한잔 대접 하리‘ 하면서 고맙다고 전했답니다.


아들은 자칭 요리사처럼, 전복을 구워서, 연어회와 장식해서 대령하고요, 조카들이 가져온 케이크는 마침 온 학생들에게 모두 나눠주었어요. ‘It’s my birthday, today’라고 하면서 주니까, ‘Happy Birthday 원장샘’이라고 답하는 우리 이쁜 학생들... 기꺼운 맘으로 노래도 불러주고요. 엎드려 절 받는 기분도 꽤 즐거운 일!! 일 년에 한 번뿐이니까요.^^ 이 편지 받는 분 중 혹시나 오늘 생일이신 분,,, 손 들어주시면 제가 커피 한잔 쏴요.~~


아주 오랜만에 역전 급식봉사현장에 갔었는데요,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 얼굴이 많았어요. 급식센터에 오신 분들의 수도 많이 줄어서 200명이 채 되지 않더군요. 새로운 젊은 영양사님이 손이 넓으신지, 부족하지 않게 드리라는 말씀을 자주 하셔서 내심, 기특했어요. 어떤 영양사는 남길 거면서 많이 달라고 한다고 일일이 타박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마지막 잔반 정리를 하는데, 깔끔하게 다 드시고 그릇을 되돌려 주는 어른은 약 10여 명. 그러니 얼마나 많은 잔반이 남았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밥을 드시기 전에, 남기니까 조금만 드시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요. 봉사자이모님들과의 수다, 식사하러 오신 분들과의 짧은 인사말로 하루를 열었더니, 종일 마음이 참 편하고 즐거웠습니다...


공모전 하나 소개할까요? 잡지 <좋은 생각>이 해마다 공모하는 ‘청년 이야기 대상’이 10회째를 맞는군요. 제 나이쯤 되면 청년세대 자녀분들이 많지요. 이런 공모에 도전하기를 추천해 드려요. 물론 제 아이들에게도 말은 했지만 결과는 그들의 몫,,, 설혹 우리 어른들이 ‘이거 참 해볼 만하다’라고 느낄지라도 자녀세대와는 다를수 있어서요,,, 그래도 저는 말이라도 하고 봐요. 누군가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지난달에도 알았었는데, 제가 깜박하고 이제 말씀드려요. ~~ (기간, 9.19일까지 / 원고분량 A4 용지 1장)

오늘의 시는 박재삼 시인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겠네.

저것 봐, 저것 봐,

너보다도, 니보다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 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가는

소리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겠네.

사진제공, 박지현 문우

아들이 준비한 연어회와 구워온 전복,, 흠,, 아직도 고소한 향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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