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28 김대응 <가을비 새벽의 기척>
말랭이 마을 입주 만 4년째, 작년까지 월례행사로 골목잔치를 했었는데요, 올해는 어제 처음 잔치를 했습니다. 7명의 입주작가가 13명이나 늘었으니, 잔치의 소재도 늘었고요, 방문객들의 재미도 좋았지요. 게다가 군산시가 방문자 체험을 모두 무료로 하고 스탬프 찍으면 선물까지 주니,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신입작가들, 기존 작가들 모두 오랜만의 행사라서 열정적으로 행사를 준비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내실 있는 잔치가 되었을까요? 작가들의 자존감이 살아있을까요? 시 공무원들은 무엇 때문에 골목잔치를 할까요. 입주작가들한테 활동비(30만 미만, 아르바이트비+ 재료비 사용, 일부작가는 자기의 저금통도 털지요)를 주고 싶어서 일까요? 아니면 어제 나온 점심처럼 새까만 봉다리에 김밥 한 줄 들어있는 점심을 주고 싶어서 일까요? 작년에는 두 줄(?) 주더니... 예산이 줄었다지요.^^ 시 공무원은 각 부스마다 방문객이 몇 명이나 왔는지만 궁금합니다. 착한 작가들은 행사 몇 달 전부터 계속 부름을 받고요. 작가수가 늘었고 시 예산은 없다고 활동비는 갈수록 줄고요. 게다가 행사날, 작가들은 한 사람이라도 올 수 있도록 하루 종일 발바닥에 불타게 열정적입니다.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요. 예술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한 단면이 너무도 씁쓸해 보였습니다.
올해 첫 행사여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아마도 이 기운을 받아, 군산시는 행사준비를 잘한 거라고 우쭐하며 다음 달을 준비하겠지요. 착한 작가들도 서로의 필요성에 의해 협조하겠지요. 김밥 한 줄에 사랑을 담고서요. 저도 그 속에 있을 때까지는 행사에 참여하겠지요.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행복해야 할 아침, 언짢은 소식을 전하네요.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시와 친분이 있어 전달된다면, 저는 욕먹어도,,, 착한 다른 작가들에게는 최소한의 대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맘으로요.
자고로 문화가 살아있는 나라에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 진정한 문화강국을 꿈꾸었던 선조들과 현 대통령도 있는데... 하여튼 말랭이 마을에 입주하여 각자의 창작영역을 만들어가는 분들에게 격려해 주시면 좋겠다는 맘으로 몇 자 글적였습니다. 그냥 제 할 일만 하고 입 다물고 있어도 되건만, 쓸데없는 오지랖이 들썩거리네요~~. 군산에서 문화활동 하는 일 결코 쉽지 않아요.^^ 김대응시인의 <가을비 새벽의 기척>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비 새벽의 기척 – 김대응
모두가 죽은 밤에 흡수되어
침묵이 흐르는 캄캄한 밤
쓰러진 나무토막처럼 푹 잠 속에 있을 때
영혼의 자장가 같은 소리 꿈결처럼 들렸다
조용, 조용히
비 내리는 음률
가까이 왔다
멀어졌다
창문을 톡 두드렸다
들릴 듯 말 듯
잠결에 무심히 깨었다
다시 잠들게 하는 리듬
가을비 내리는 새벽의 기척
차분차분한 느낌으로
개운하게 일으켜 세운다
기분 좋은 새벽 발걸음
오늘 새날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