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164

2025.9.29 박노해 <가을볕>

by 박모니카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2022>을 보고, 정훈희 송창식의 듀엣 <안개> 주제곡을 듣고, 일 년 넘게 흥얼거렸죠. 그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 2025>를 보았으니,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한동안 머물겠지요. K문화의 정수, K 영화, 그 안의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K 감독, 박찬욱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근대시기 찰리채플린 이후 기계의 등장으로 인한 인간의 고립화가 정점으로 치닫는 우리 현대사회의 극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영화평을 할 재목은 되지 못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자 가장이 실업자가 되는 순간부터 펼쳐지는 인간 심리를 수백 가지 오묘한 조합으로 연출해 주던지, 저는 영화에 몰입되었죠. 극도의 잔인한 살인마저도, 관객으로 하여금, 악랄함으로 뒤편으로 날려버리는 기술은 아마도 감독의 재주겠지요. 무엇보다 연기라면 모두가 1등이라고 할 만한 배우들이 총 출동하여 그들의 연기력을 보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제 핸드폰에 무료 티켓 2장이 떠서, 함께 간 남편은 ’ 누가 그런 영화 보라고 했냐고, 평점 10점도 줄 수없다 ‘고 말한 반면 ’ 나는 감독과 주인공들에게 95점을 주겠다 ‘고 해서 역시나 세간의 평처럼 호불호가 심한 영화인가 봅니다.


’ 9월이 오는 소리’라는 노래가사로 여러분께 9월 편지 인사를 드린 게 불과 어제 같은데, 오늘과 내일 밖에 남지 않았군요. 게다가 연달아 가을비가 내려 어느새 풍경빛은 갈색으로 펄럭거리고요. 추석 연휴가 길어서인지, 각 학교마다 중간고사를 당겨 보는 바람에, 9월도 유독 바쁜 시간들이었습니다. 학원일에, 책방일에, 또 다른 새로운 일에, 글쓰기까지... 부모님 덕분으로 체력이 든든히 받쳐주니 망정이니 부실했으면 어쩔 뻔 했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새롭게 자격증하나를 획득하여, 혹시나 유용할 일이 있을까 하여 시작한 공부과정 중, 2학기 기말고사와 실습과정이 어제까지 있었습니다. 아직 말씀드릴 순 없지만, 무엇을 하든, 끝까지 잘 마무리 함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지인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필사(고전, 영어, 시)가 지구력을 키워주는 요소여서, 설사 더 나이가 들어도 치매는 늦게 또는 오지 않으려니... 남다른 기대를 가져봅니다. 더불어 ‘독서와 글쓰기’의 위대한 언덕에 등을 기대고 저 푸른 가을 하늘 벗 삼아 콧노래도 부르고 싶은 아침입니다. 박노해시인의 <가을볕>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볕- 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어 눈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 난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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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 ... 잊지 않으셨죠^^... 모니카가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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