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17 양주동 <가을>
자동차의 핸들을 잡으면 순간 쓰악 하는 차가움이 생겼어요. 한 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잘 사는 제게 추위의 느낌은 불청객 같은 불편함이죠. 벌써부터 보일러 온도를 올리고, 두툼한 이불속에서 뜨거운 물 한잔 호로록 거리며 새날을 시작하네요.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을까 궁리하면서요.
누군가는 묻기를, 매일 무슨 일이 그렇게 많냐고 하지만, 사실 제 일상은 남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다람쥐 회전그네인데요. 왜 다르게 보이는지를 굳이 답해야 된다면 그건 바로, ’ 일상의 폭로‘를 사실대로, 구김 없이 쓰는 글쓰기 때문일 거예요. 말로 수다를 떨어도 될 일을 글이라는 매개체로 핀 꽂이를 해놓으니, 금방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는 듯한 시간들이죠.
오늘도 각기 다른 패턴의 일들이 있지만, 모아보면 모두 내 안의 조각들. 이질감이 없는 모양들이기에 재밌게 받아들이고 넘기는 거죠. 그런 모양들이 보이는 곳이 또 하나 생겼는데요, 그건 바로 ’ 봄날의 산책 제1회 디카시 공모전‘이예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상금까지 걸고, 지역사회에서 한바탕 놀아보자 라는 심산으로 기획했는데, 이렇게 응모자가 적을 줄은 몰랐지요. 사진은 쉽게 보내는데, 글을 쓰는 어려움이 분명 있는가 보다 하며 기다릴 뿐입니다. 그런데 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지요. 바로, 응모자들의 글을 읽는 재미와, 생각들을 들춰보는 일이죠. 심사할 자격이 없으니 자유롭게 읽어보고 느껴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네요...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이 ’ 금 토 일‘ 3일 남았다네요...^^
’ 응모하면 어떤 기쁜 일이 있을 수 있잖아’라는 기다림의 미학을 느껴보시게요. 사실 저도 최근에 어떤 사진 작품전에 응모해 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사진 한 장 보고, 글 한 줄 떠올리기까지의, 그 짜릿짜릿한 느낌을 어떤 기다림과 함께 하면서 가을을 채워가시길... 오늘은 양주동시인의 <가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 – 양주동
가 없는 빈들에 사람을 보내고
말없이 돌아서 한숨 지우는
젊으나 젊은 아낙네와 같이
가을은 애처러이 돌아옵니다
애타는 가슴을 풀 곳이 없어
옛뜰의 나무들 더위잡고서
차디찬 달 아래 목놓아 울 때에
나뭇잎은 누런 옷 입고 조상합니다
드높은 하늘에 구름은 개어
간 님의 해맑은 눈자위 같으나
수확이 끝난 거칠은 들에는
옛님의 자취 아득도 합니다
머나먼 생각에 꿈 못 이루는
밤은 깊어서 밤은 깊어서
창 밑에 귀뚜라미 섧이 웁니다
가을의 아낙네여, 외로운 이여 ...
수라갯벌에 모인 저어새가족,, 참 아름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