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 박형근 <생존> 제1회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우수작
- 디카시는 문자와 사진의 새로운 결합방식으로 누구나 시인이 되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매력적인 대중 문학 장르다. 영상기호가 기존의 문자기호와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지만 디카시에서 사진을 설명하는 것은 금물이다. 문장으로 쓰지 않아도 사진으로 이해되는 것은 생략하는 것이 좋다. 일반시에서는 낯설게 하기가 중요하지만 디카시에서는 공감이 안 되어 해석이나 설명이 필요한 것은 지양한다. -
제1회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 심사를 맡으신 안준철 시인과 김영춘시인의 심사평의 서두입니다. 응모한 작품 수는 총 70편(중학생 6명, 20대 청년부 8명, 성인부 56명)이었습니다. 먼저 본 행사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드립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저의 마음에는 이런 심성이 깔려있습니다.
‘내가 밥 한 끼 외식을 줄인다면, 문화기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쭙잖게 기부라는 행위를 해온 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되었지만, 순수하게 저 혼자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항상 누군가의 손길이 있었지요. 연탄과 쌀을 나누고, 현금을 주고, 심지어 멀리 있는 종교단체에까지, 지인들의 언행을 믿고, 할 수 있는 만큼, 정성껏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 삶에 들어온 책방과 인문 문화 관련 행사에 마음을 두게 되었지요.
저는 공기관에 소위 끈을 닿을 수 있는 능력자도 아니거니와, 그런 형태의 도움에 죽기 살기로 애원하는 행위를 아직까지는 마음에서 사절하고 있지요, 단지, 고급문화향유를 향한 저의 작은 행위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서 확장된다면 좋겠지요. "그럼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문화기부의 모습이 될까??" 고심 끝에 이 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명 ‘문화기부운동의 씨앗판’을 만들고 싶은 게지요.
본 공모전이 2회, 3회...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선, 참가자들의 열정과, 심사의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군산을 벗어나, 전주에 계시는 중견시인 두 분께 심사를 의뢰했고요. 심사평과 함께 최종결과를 어제 받았습니다. 심사하신 과정과 수상작들에 대한 말씀을 별도 첨부합니다.
저 역시도 디카시의 본 뜻을 새롭게 배웠고요, 심사결과를 겸허히 받아 들고,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수상하지 못한 분들이 마음에 걸리지요. 그래서 ‘아차상’이란 걸 급히 만들어서, 더 많은 분들과 기쁨을 나누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번에 청소년과 청년들의 참여가 14명... 내년에는 이들만을 위한 행사도 해볼까?? 마음이 꿈틀 하네요^^
비록 이름 없는 작은 책방의 행사였을지라도 당선자들에게 기쁨과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특히 독서와 글쓰기에 열정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저의 행사가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첨부하는 당선자들의 작품을 읽어보세요.
오늘의 시는 디카시 수상자의 시로 대신하겠습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제1회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 수상자 중에서
오름상 박형근 님의 <생존>과 최우수 으뜸상 김소영 님의 <응>입니다.
으뜸상 박유빈 학생의 <아빠의 길>과 박윤진 님의 <하구의 그리움>입니다
생존 – 박형근
누군가 내게 물었다
어떻게 고통을 참고
살았냐고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내 몸이 말하고 있으니
원망 대신 삶을 택했다
응 – 김소영
응?
응!
나에게 묻는 그대
나를 비추는 그대
아빠의 길 – 박유빈학생
내가 걸어온 길
네가 걸어올 길
가시밭 길, 꾸부렁 길, 벼랑 길
다져 놓을테니
빛나는 길, 반듯한 길, 곧은 길 걸으렴
언제나 너의 뒤에서 비추처줄테니
하구의 그리움 – 박윤진
태워버리려
왔는데
물들어 버렸네
마음에 번지는
너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