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1 복효근 <책에 나와 있지 않은 것> 외
기러기떼 울음이 짙을수록 기온이 내려가는데요, 오늘따라 그들의 울음소리가 ’Google Google’처럼 들리네요. 매일 이런저런 정보를 얻는 이 사이트의 이름처럼 들리는 건 왜인지..^^ 어쨌든 방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찬 기운이 오늘부터 ‘기온 뚝‘이라고 말하던 기상캐스터의 목소리 같아서 옷깃을 여밉니다.
2일 전부터는 머리맡에 소설하나, 에세이 하나, 시집 하나를 놓고 동시에 왔다 갔다 하며 읽고 있는데요. 그중 <롱빈의 시간>이란 소설이 자꾸 마음을 당깁니다. 아직은 초반이라 끝을 알 수 없지만, 저의 세대가 말로만 듣던 베트남 전쟁시기의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무엇보다 베트남이라는 타국의 전쟁터에 갔었던 우리나라 사람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읽습니다. 시작부에 이미 주인공이 겪었던 어떤 경험들이 독자인 저에게 다소 긴장되게 전달되어, 책장을 넘기게 하지만, 매일 무슨 일이 그리 많은지 연속적으로 넘기지 못하네요.... 매우 오랜만에 소설독서에 들어갔으니 제가 다 읽으면 독서후기랄까? 살짝 들려드릴게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어제는 복효근 시인의 ’ 디카시 창작‘에 대한 강연이 있었어요. 동영상을 통해 들었던 익숙한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직접 복시인의 위트와 여유로움이 들어있는 강연은 매우 유익하고 즐거웠답니다. 군산문인협회에서 주최하는 올해의 행사 중에 가장 재밌었습니다. 게다가 내년 제2회 디카시 공모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터라, 열심히 귀 쫑긋하며 녹음까지 하며 들었네요.
함께 간 후배는 최근 문학세상에 들어와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있는데요. 복시인께서 제시한 사진을 보면서 ’너가 한번 시를 지어 본다면?‘이라며 독려하기도 했지요. 글을 짓는 것도 경험이 없으면 무용한 일이라, 시간 내어서 문학강연도 자주 찾아가고, 그 경험을 또 짧은 글로도 써보고, 참석했던 사람들의 말에 귀도 기울여보고... 하는 그 모든 일들이 문학활동의 밑거름이 됨을 말해주고 싶었답니다.
강연을 들으면서 1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우수작품상을 받았던 작품들의 면면이 떠오르면서, 심사해 주셨던 시인들의 평가가 매우 정확했음을 다시 한번 느꼈고요. 또 공모전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올해 문협주관의 전시회에 걸렸던 어떤 시인의 작품 하나가 떠올라서 톡으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복시인 말씀대로 디카시란 사진과 언술과의 상호작용... 이런 의미에서 새롭게 출범할 우리 군산인문학당의 동아리 중 하나로 ’ 디카시 창작‘ 활동영역에 넣기로 결정하는 번개보다 빠른 모니카의 결정력... 하하하~~
오늘은 복효근 시인의 디카시 두 편을 들어보세요.
책에 나와 있지 않은 것 – 복효근
곤줄박이를 알기 위해
조류도감을 펼쳤을 때
때마침 곤줄박이 한 마리가 책 위에 앉았다
진짜는 책 밖에 있다고
동작 그만 – 복효근
출근 자전거가 갑자기 버틴다 잠시
멈추고 발아래를 보니
숨 죽여 괭이밥풀꽃이 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