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260

2026.1.3 최은비 <나에게 완벽한 하루>

by 박모니카


작심삼일이라고, 새해가 오기 전 마음먹은 어떤 일이 오늘까지는 유효하겠지요.^^ 특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첫째 날에는 뭐 하고, 둘째 날에는 또 뭐 하고,, 까지는 생각이 나는데요. 오늘은 뭐 하려고 했지? 라며 생각이... 하하 기억이 안 나요. 나이 먹을수록 생각의 길이가 짧은 표시가 벌써부터 나오니 큰일입니다. 하지만 여러분께서는 저와는 다르시겠지요.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아름다운 주말. 분명 어떤 멋진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책방에 비치된 책 중 가장 적은 분야가 소설인데요. 방문객들에게 좋아하는 문학장르를 물어보면 ’ 소설‘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그래서 요즘 인기 있는 소설, 다시 인기를 얻는 소설 등을 검색하기도 하지요. 양귀자의 <모순>은 초판 이후 30여 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인기 있고요. 리커버판까지 나와서 책방에 두면 바로 판매되는군요. 또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유명한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 스키즈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김금희 작가의 <첫여름 완주> 황석영작가의 <할매> 등은 베스트셀러로 올라와 있네요.


한 달에 한 권씩이라도 소설을 읽어야지 하는 맘으로, 제 오래된 책들을 둘러보다가,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이라는 책을 읽다 잠들었어요. 일단 첫 장부터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서술구조가 좋아서 금방 읽을 듯해요. 얼마 전 다 읽은 정의연 작가의 <롱빈의 시간>도 좋았고요. 곁에 쌓아 둔 박범신 작가의 <소금>도 읽어야지요. 조정래작가, 박경리작가 등 대하소설류를 열심히 읽었던 청춘은 어디 갔는지... 단권짜리 소설이라도 한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야 하는 소설이 주는 끈기를 본으로 삼아야겠다... 또 다짐하는 아침입니다. 책방지기가 장르를 너무 구분해서야, 어디 책 장사 할 수 있겠나 싶기도 하고요.^^


방금 후배님이 산책하고 떡국 먹자고 하는군요. 어젯밤 너무 먹어서 오늘은 아침부터 비워둘까 했더니, 아이고 이 마음이란 놈은 왜 이리 작심삼일과는 원수지간인가. 하여튼 잘 먹어야 잘 살지 하며 단번에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유려하게 흔들리는 이 마음. 그래도 이 마음을 예뻐해야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더 멀리 걸어갈 수 있지 하며,,, 오늘을 시작합니다. 최은비시인의 <나에게 완벽한 하루>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나에게 완벽한 하루 - 최은비


스쳐 지나간 시간만큼

깊다면 깊고

짙다면 짙은 감정선이

조용히 내 안을 흘러간다


나에게 완벽한 하루란 별것 아니야

그저 너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지


미래 따위는 보이지 않던 나의 세상에

이렇게 웃음꽃이 피다니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지


누군가가 내게 온다는 건

하루의 구조가 바뀌고

익숙한 고독의 리듬이 깨진다는 것


그건,

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말이야


너라는 변수 하나가 생긴 것만으로

햇살이 같은 창으로 들어와도

온도가 달라졌고

내가 웃고 있는 이유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날


나는 조심스레 이 마음을 쥐고

또 하루를 살아간다

이 설렘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면서

1.3 책방소설.jpg

벗이 예쁜 돌 위에 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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