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22 도종환 <겨울 오후>
작년 이맘때쯤 아마 저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있었던 것 같아요. 2024.12.3 내란사태 후 국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지금까지도 주범들에 대한 선고가 하나도 없었는데, 어제 한덕수에 대한 첫 번째 선고가 중형으로 떨어졌더군요. 부지런히 서울 오가며 마음의 분개를 풀었던 그 겨울이 생각나서 잠시 쾌재를 부르기도 했답니다. 전 국민이 정치인이 되고, 법조인이 될 만큼 똑똑한 우리 국민들이 지금도 특정계층에게 머리 조아리는 이 사회의 부조리에 화가 나지만, 그럼에도 헝클어진 실뭉치 풀어가듯, 누군가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판결하는 판사가 있으니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서 빨리 모든 것이 원칙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박완서 작가(1931-2011) 돌아가신 지 15주년. 오늘 밤 모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박완서 다시 읽기‘라는 줌 미팅에 참여하는데요. 그래서 어제는 최근에 읽었던 박완서작가의 에세이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를 살펴보면서 맘에 와닿는 구절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네요. 아시다시피, 박완서 작가는 중년여성 독자들과 예비 글쓰기 작가들에게는 참 본보기의 작가로 언급되지요. 늦깎이 데뷔라는 40세에 <나목>으로 등단하고, 6.25 전쟁의 상흔,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풍자하면서 여성문학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지요.
저는 중편소설 <엄마의 말뚝>을 읽을 때 가장 뭉클했고요.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호미> 등의 책을 읽었습니다. 책꽂이에는 박완서 작가의 책이 상당히 있는데, 그 내용이 다 기억나지 않아서 책방지기 하면서 하루 한 편이라도 읽어가며 옛 기억을 되살려 볼까 하지요. 하여튼 우리 인문학당에도 에세이 쓰는 분들이 많은데요. 박완서 작가의 책을 읽어보면서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받길 바랍니다.
바람은 매서운데 눈은 오지 않으니, 올해 군산의 겨울은 매력 없어요. 최소 한번 정도라도 포동포동한 눈송이를 달고 오는 바람이라면 좋겠지요. 막상 그렇게 되면 현실에서는 갖가지 불만이 쏟아질지라도 사진에 담길 겨울풍경만큼은 최고니까요. 함박눈 오면 인문학당 가족들을 위해 이벤트 하나 열어볼까 하는데. 흠, 제 맘을 알아주려나^^ 도종환 시인의 <겨울 오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겨울 오후 - 도종환
오후가 되자 구름이 하나둘씩 건너와
하늘을 덮기 시작했다
차갑긴 하지만
티 하나 없던 코발트빛 하늘도
엷은 하늘색으로 흐려지고 있었다
조금 더 모여들면 눈발을 지상에 뿌릴 것 같은
구름이었다
집착하지 말고 집중하라던 그분 말씀 떠올랐다
시시각각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고
일정한 물결을 이끄는
지기(至氣)의 큰 흐름을 보려면 어찌해야 할까
구름은 대답이 없으나
겨울 하늘 오래 바라본다
눈앞의 들끓는 것들에 마음 빼앗기지 말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할 수 있으려면 어찌해야 할까
하늘은 대답이 없으나
한겨울에도 여전히 시천(侍天)의 빛을 지닌
언 땅의 댓잎 바라본다
퀴즈> 이 사진을 보시고 혹시 어떤 순간인지 댓글 달아보세요... 참고로 여기는 수라갯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