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19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공동체‘라는 말속에서 찾고 싶은 따뜻함. 현대 사회의 공동체는 가족이란 단위와 동일시할 만큼 각별한 말이 되었어요. 저만 해도 지역 공동체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고,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듯이, 나이 들수록 공동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끼리의 집합적 삶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책방을 하면서도 곁에 또 다른 책방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요. 어제는 고창 대산면에 있는 서점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고창 해리면에는 해리 책 마을이 유명한데요. 이와 별도로 또 다른 마을에 서점마을이라는 이름의 마을 촌이 형성된 것은 매우 특이한 공동체의 삶의 표본을 보여줍니다. 작년 10월 어느 날 미디어 매체를 통해 알게 된 후 언제 한번 가봐야지 했었는데, 어제 설 연휴를 의미 있게 보냈네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6 가구가 서점이란 이름으로 의기투합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건너왔을 거예요.
한 가족이 가지고 있던 땅 2000평을 각 세대 당 180평씩 나눠서 소유하고, 각기 개성대로 책방의 문을 열었더군요. 어른과 아이를 위한 그림책방, 윤동주시인을 앞세운 책방, 생태자연환경전문책방, 그래픽디자인책방, 여행전문책방, 인문고전철학전문책방, 중고책방 Rebook(공유공간)에 이르기까지 주인장들의 취향대로 문을 연 책방은 그 자체로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했답니다.
주인이 없을 때는 다른 사람이 함께 책방지기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회의 및 식사는 물론이고, 각종 강연들도 함께, 텃밭 가꾸기도 함께, 게스트하우스도 있고, 카페도 있고요. 별개의 책방코너 같지만, 자연 위에서 펼쳐진 하나의 대형책방인 거죠. 각 책방마다 들러서 책들을 사면서 군산 동네 책방이라고 소개도 하고요. 예쁜 책방 전시물 등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고창은 문화 역사 유적지를 포함해서 볼거리가 많은 곳인데요. 책 문화공간까지 갖추니 더욱더 사람들의 발길이 잦을 거라 생각했어요.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늘은 군산인문학당 특별강연 3회 차, 김사인과 함께 <김영랑시인의 시 세계>를 탐구하는 시간이군요. 앞서서, 김소월시인, 정지용시인을 만나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와 학습이 정말 좋았는데요. 오늘도 영랑의 시를 통하여, 또 다른 근대시인의 시 세계에 흠뻑 빠질 거라 생각합니다.
아, 한 가지 더 공지합니다. 군산 소재 책방들이 모여서 <군산 북마켓>이란 이름의 행사가 있어요. 2년 전부터 가을이 되면 ’ 군산 북페어‘라는 큰 행사를 하는데요, 그 이전에 봄을 맞는 마음으로 군산의 책방들이 모여서 함께 행사해 보자는 의견에 합류했습니다. 다음 포스터 보시고, 토요일 시간(2.21 토)을 군산 동네책방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김영랑 시인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을 들려드려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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