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24 한종훈 <유전>
시시하게 모아진 나의 작은 생각들을 어떻게 문장으로 만드는가. 정여울 작가는 이렇게 말하네요. ’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이야기에 빛을 비추어주자. 오랫동안 꾸준하게 집중하면서. 마치 볼록렌즈로 종이를 태울 때 오랫동안 빛을 모아서 종이가 탈 때까지의 노려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흩어진 내 생각을 모으기까지, 또 한 문장으로 만들기까지, 한 점에 집중하고 오래 참기가 필요하다.‘라고요.
글쓰기 방법에 대하여 유명작가들이 많은 조언을 하지요. 저도 잊어버릴만하면 그들의 제시방법을 듣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몇 년 전 사서 읽었던 정여울 작가의 <끝까지 쓰는 용기>를 모 유튜브에서 다루길래 영상으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실 어느 글쓰기 책이나 글쓰기 작가나, 들려주는 말은 다 도움이 되지만 정작 읽고 듣는 이가 오래 담아두질 못하는 건망증과 실천력의 부재가 문제인 거죠.~~
길게 쓰지 않는 이 아침편지만 해도, 집중하고 열정이 없는 날에는 맥락이 흘러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들어본 글쓰기 관련 영상이 잠깐 맛을 내주는 양념처럼 다가와서 문우들과 서로 좋은 글쓰기 방법을 나누었네요. 그중 하나가 ’ 글쓰기 동아리‘를 추천했는데요. 마침 우리 인문학당에서도 이 동아리를 하고 있어서 정 작가의 말이 체감되었지요.
동아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글로 인한 연대, 강제성을 동반한 글쓰기 숙제, 서로의 글을 읽으면서 나누는 조언의 힘(단, 긍정적인 칭찬이 더 중요), 자기만의 의견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 등은 현재 저희 동아리에서도 매우 설득력 있게 진행되는 요소입니다. 올해는 타 단체 글쓰기 지원사업 공모전에 통과한 문우들까지 있어서, 더불어 저도 즐겁게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지요. 잠시 후에 저는 감자밭완성을 위해 또다시 장착하고 나가는데요, 감자와의 교류를 통해 어찌 글 한 줄이라도 쓸 수 있도록, 파이팅 해보겠습니다.^^ 한종훈시인의 <유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유전- 한종훈
농사에 때가 따로 있겄냐
해 덜 쬐고 비 안 오면 하는 거라
농사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이라
아빠도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이제 겨우 하는 거라
뭐 알아여 영 방거치라
순 치고 풀약 치고 알 솎고 봉지 씌우고 때 되면 따고
상중하 나눠 담고 즙도 짜고
더울 때 일이 젤 많아여
땀이건 포도건 주렁주렁 달리여
나무가 너무 낮아여
허리 한번 숙이면 새참 먹을 때까지 피지도 못해여
우리 집안 얼굴 시커멓고 키 작은 거 다 포도 농사 때문이라
근데 일하려고 폼 잡으면 꼭 비가 와여
옛날에 아빠가 객지에서 어쩌다 할아버지 포도밭에 가거든
그때 꼭 비가 와여
오죽하면 할머니가 농번기 때 오지 마라 했겠나
비 와서 일 못 한다고
너도 방학 때 어쩌다 일손 거든다고 오면
마른하늘에 소나기 내리잖아
그거 다 우리 집안 어른들이 내려주는 비라
손주 허리 숙이지 말고 그늘막 가서 쉬라고
그게 다 유전(遺傳) 아니면 뭐라
사진>새만금 생태조사단-유부도에서 탐조
어느새 커버린 감자싹.. 오늘 다 심어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