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5

2022.5.2 복효근 <접목>

by 박모니카

당신이 지금 가장 보고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부모, 자식, 남편, 아내, 친구, 동료, 스승, 제자...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좋은 관계는 저절로 맺어지지 않지요.

때론 서운해도, 때론 억울해도, 참아보고 기다려보면 좋은 열매가 있지요.

특히 부부관계가 그렇지요.

젊어서는 서로에게 배경이 되는 사람인 줄 모르다가 어느 순간부터 서로에게 삭풍을 막아주는 얇은 창호지라도 되려고 합니다.

부부가 아니더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당신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보세요.

누구에게 얇디얇은 종이 한 장이라도 덮어주고 싶은지.

오늘은 복효근 시인의 <접목>을 보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접목(接木) - 복효근


늘그막의 두 내외가

손을 잡고 걷는다

손이 맞닿은 자리, 실은

어느 한쪽은 뿌리를 잘라낸

다른 한쪽은 뿌리 윗부분을 잘라낸

두 상처가 맞닿은 곳일지도 몰라

혹은 예리한 칼날이 내고 간 자상에

또 어느 칼날에도 도리워진 살점이 옮겨와

서로의 눈이 되었을지도 몰라

더듬더듬 그 불구의 생을 부축하다보니 예까지 왔을 게다

이제는 이녁의 가지 끝에 꽃이 피면

제 뿌리 환해지는,

제 발가락이 아플 뿐인데

이녁이 몸살을 앓는,

어디까지가 고욤나무고

어디까지가 수수감나무인지 구별할 수 없는

저 접목

대신 살아주는 생이어서

비로소 온전히 일생이 되는

5.2접목.jpg

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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