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8

2022.5.5 권대웅<햇빛이 말을 걸다>

by 박모니카

어린시절이 없는 어른은 없지요.

벌써 100주년이 된 어린이날. 책방에서는 그림책을 읽어준다네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과 몸짓을 다시 가질 수 있을까요.

되돌아갈 수 없어도 희망이 있답니다.

바로 자연(自然)이 어린이의 얼굴이니까요.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신록의 향연 속에서 여러분도 어린이처럼 뒹굴어보세요.

참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오늘의 시는 권대웅 시인의 <햇빛이 말을 걸다>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햇빛이 말을 걸다-권대웅시인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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