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0

2022.5.17 조지훈 <낙화>

by 박모니카

중국의 철학자 왕양명에게 한 친구가 물었어요.

“깊은 산속에 홀로 피었다가 지는 저 꽃나무가 내 마음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당신이 이 꽃을 보지 않을 때 꽃은 당신처럼 외로워 지지만 당신이 이 꽃을 바라보는 순간 꽃의 빛깔이 선명해지니 꽃은 당신의 마음 밖에 있지 않다.

“ 봄날의 산책, 당신의 마음 안에 있는 꽃이 될 수 있을까요.

오늘의 시는 조지훈의 <낙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5.17오동나무꽃이지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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