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편지43

2022.5 30 김현승<오월의 환희>

by 박모니카

‘계절 앞에 설 때마다 낯선 곳에 여행 온 듯 설레는 까닭은 온갖 생명을 배태한 계절이 그 품을 넉넉히 내놓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숭고한 계절 앞에 엎드리면 되는 일이다.’ <누구나의 계절 중에서, 김정희 작가>


봄과 여름의 건널목이 놓은 주간 첫날이네요. 오늘은 ‘지역작가와의 아름다운 정담’ 두 번째 작가로 김정희님을 모십니다. 오월의 마지막 환희를 느끼는 시간을 함께 하시게요. 오늘의 시는 김현승 시인의 <오월의 환희>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오월의 환희 - 김현승


그늘,

밝음을 너는 이렇게도 말하는구나

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


그늘,

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

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

때로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이 밝음, 이 빛은

채울 대로 가득히 채우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구나

그늘―너에게서……


내 아버지의 집

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

그늘,

오월의 새 술들 가득 부어라!

이팝나무―네 이름 아래

나의 고단한 꿈을 한때나마 쉬어 가리니……

매거진의 이전글아침편지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