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57

2022.6.13 이채<중년의 나이에도>

by 박모니카

친구와 함께 책방 앞 여고를 바라보며 차를 마셨지요. 10대의 여고생이 어느새 이순(耳順)을 앞두고 있네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우리들의 귀가 절로 순해짐을 느끼며 서로의 맘을 나눴습니다. 그런데 가슴 한쪽에 눈물이 찔끔했지요. 어느새 우리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지혜로운 삶을 살까. 새 주간을 맞으며 다시한번 마음을 정갈하게 다듬어요.

오늘의 시는 이채 시인의 <중년의 나이에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중년의 나이에도 - 이채


내 나이 스무살 땐

사십의 여자는 여자도 아닌 줄 알았다

내 나이 서른 살 땐

오십의 남자는 무슨 재미로 사는가 했다

멈춰 서서 하늘을 보니

흘러가는 구름은 그대로인데

스치는 바람만 횅하니 소슬하여

문득 도둑맞은 듯한 세월이구나

오늘은 창문을 열어볼까

다시 온 계절은 아름답기만 한데

중년이란 나이, 그 쓸쓸함에 대하여

흘러가는 구름에게 이 마음 전해볼까

사십의 여자도

오십의 남자도

노을빛이 내려앉은 언덕을 바라보며

초저녁 별 잎에 입맞춤을 한단다

6.13 중년의 나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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