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짐편지80

2022.7 6 정현종<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by 박모니카

책방지기 외에 사교육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주업이 있습니다. 벌써 19년이나 되었다네요. 학생들이 학원생일을 축하한다고 지어준 삼행시를 보고 한동안 추억에 빠졌답니다. 기쁜일 슬픈일로 가득 담겨진 꽃 봉우리탑을 층층이 올려다 보았지요. 제 아이들을 포함해 수많은 아이들의 얼굴이 스치더군요. 어느새 청년이 된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저를 찾아와서 꽃 한송이 건네줄까요? 그냥 기다려지네요. 오늘은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을 들려드려요. 봄날의 산책모니카.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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