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24 오광수<세월이 가는 소리>
딸의 22번째 생일을 축하한다고 사진 몇 장을 찍어주었죠. 그것도 거실의 하얀 벽을 배경으로 친구들이 준 꽃다발을 들고서요. 저의 선물은 “딸, 예쁘게 찍어줄게. 이렇게, 저렇게, 찰칵” 이런 사소한 선물에도 환히 모델로 서준 딸이 고마웠습니다. 사진을 찍는 내내 ‘아, 이렇게 세월이 가는구나. 나도 저렇게 예쁜 시절이 있었을까.’ 방년(芳年) 20세의 글자처럼 꽃같이 예쁜 나이더군요. 지천명(知天命)을 지난 저는 하늘의 명을 현명하게 깨달으며 이순(耳順)을 향하고 있는지 되돌아봅니다. 이 순간도 우리의 세월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없이 지나가지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나 자신의 세월에 귀 기울여보시게요. 깊은 마음속에 있는 무소의 뿔을 꺼내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 보시게요. 오광수 시인의 <세월이 가는 소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세월이 가는 소리-오광수
싱싱한 고래 한 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 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 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 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질까.
쉰 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도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저 먼 하늘위로 솟아오른 두 귀는 말해줍니다 "오늘도 잘 듣는 삶을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