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00

2022.7.26 이해인 <말의 빛>

by 박모니카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은 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했을까요. 아마도 사람만이 가진 최고의 생물체 ‘언어(말)’를 갖고 싶어서라고 생각해봤어요.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은 참으로 오묘하지요. 영원히, 살아있는 언어로서 세상의 주인이 되고 싶은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인 듯 싶어요. 저도 그렇답니다. 한 마디라도 품격의 말, 한 줄이라도 울림의 글로서 소통하고 싶어서 시작한 ‘시가 있는 아침편지’가 100일 맞이합니다. 100일간 꾸준히 저의 사유와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를 전한 모니카. 곰처럼 환생하여 가치로운 사람이 되었을까요? 아마도 그랬으리라 믿는 것은 바로 편지를 받아준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두 번째의 100일 향한 제 마음속에 두 개의 ‘인’, 仁(어질인)과 忍(참을인)을 새기며 여러분과 동행할 것을 약속합니다.

오늘의 시는 이해인 시인의 <말의 빛>. 봄날의 산책 모니카.


말의 빛 -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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