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태풍 ’힌남노‘가 온답니다. 이름이 독특하여 검색하니 라오스의 생태보호구역의 이름이군요. 역설적이게도 이 태풍으로 인해 인간이 만든 자연생태의 위기를 깨닫게 될 수 있을까요. 다른 때 같으면 태풍이 일으키는 자연현상을 잠시라도 고민하련만, 오늘은 부득이 그럴 여유를 부릴 수 없네요. 이사를 하거든요. 굳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건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고민했지요. 사는 범위를 줄일 것 을요. ’가장 최소 단위로 사는 연습을 해보자‘ 라구요. 법정스님이 말씀하신 ’무소유‘까지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지만 가장 가깝게 흉내라도 내보자 라고 맘을 정했어요. 결혼 후 20여년 동안 함께 지냈던 책, 옷, 이불, 가구 등 살림의 상당량을 비웠답니다. 비웠으니 또 쌓여지겠지요. 그러나 앞으로는 자주 비워야겠어요. 행여나 부려지는 욕심이 있다면 창피해지는 나이니까요. 9월의 첫 주말, 없어도 될 한 조각의 물상이라도 있는지, 비워내는 일이 얼마나 큰 자유를 주는지 느껴보소서. 오늘의 글은 법정스님의 산문집<버리고 떠나기> 중 일부를 시 연으로 보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