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64

2022.9.28 김현승<가을의 기도>

by 박모니카

가을햇살을 비유하라면 아마도 ‘여자들의 즐거운수다’ 라고 말하고 싶었던 어제의 오후. 틈새여행을 즐겨보자는 중년의 여자들, 그 어떤 하늘의 뜻이라도 ‘그려러니’ 하며 받아낼 줄아는 지천명의 여자 다섯명이 금강 하구의 강물과 나포들녘의 황금물결을 즐겼습니다. 어린시절 소풍가던 날 엄마의 도시락을 기다리던 그 설렘을 느끼고 싶어 비빔도시락도 준비했지요. 각각 커피, 사과, 배를 가지고 지인의 텃밭별장에 모여들자마자 수다와 웃음은 폭포수가 되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가을열매들을 몸 안 가득히 채운 가을여자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짧막한 점심시간의 외출만으로도 멋진 가을여행을 만끽할 수 있는 저력을 자화자찬하면서요.

꼭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곳곳이 가득한 가을향기를 찾아 떠나보세요. 나이들수록 부쩍 생각하죠. 천혜의 자연으로 둘러싸인 군산에 살고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를요. 오늘의 시는 김현승시인의 <가을의 기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의 기도(祈禱)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9.28다섯여자1.jpg 남이 해주는 밥이 최고로 맛있는 밥, 도시락 여행
9.28다섯여자4.jpg 지인의 농막. 별장이 따로 없다
9.28다섯여자3.jpg 인연의 덩쿨안에 또아리 튼 지천명의 여자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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